소나무재선충 방제길 열렸다… 한반도 식물기생선충 유전정보 분석
입력 2010-03-03 19:03
국립생물자원관은 식물에 기생하면서 생장저하 또는 고사의 원인이 되는 선충(線蟲) 4과 22종의 유전정보 염기서열을 국내 최초로 분석해 종 구분이 가능한 마커(표식)를 밝혀냈다고 3일 밝혔다.
선형동물(線形動物) 문(門)에 속하는 선충은 동물의 장에 기생하는 요충 편충 십이지장충과 소나무를 고사시키는 소나무재선충, 인간의 질병과 노화 관련 연구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예쁜꼬마선충 등으로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다.
이번에 유전정보가 분석된 종에는 참외 토마토 참다래 등 과일과 채소의 뿌리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 뿌리혹선충, 쑥잎 뒷면에 기생하는 쑥선충, 양파 뿌리에 기생하는 마늘줄기선충이 포함됐다.
생물자원관 유전자분석팀은 뿌리혹선충의 D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사람의 지문에 해당되는 마커를 판별, 새로운 종 분류 기법을 개발했다. 이로써 기존의 DNA 염기서열 방법을 이용할 경우 사흘 이상 소요되던 분류 시간이 하루 이내로 단축됐다.
생물자원관은 이번 분석으로 확보한 유전정보를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 유전자 염기서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고 연구 과정에서 개발된 분자생물학적 종 판별 기법을 과학논문확장색인(SCIE) 등재지인 ‘식물병리학회지(Plant Pathology)’에 발표했다.
유전자분석팀 배창환 박사는 “선충은 매우 다양하고 분류가 복잡해 전문가도 종 판별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새로운 분류 기법이 선충 방제, 외래선충 유입 차단 등 자생식물 보호와 농산물 수출입 검역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