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급여들고 탈영 의경’ 사건… 축소·은폐 시도

입력 2010-03-03 19:04

의경이 동료들의 급여를 들고 탈영했는데도 해당 부서 경찰 간부들은 사건의 축소·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축소·은폐 의혹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벌여 해당 간부들에게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3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3기동단 31중대에서 지난 1월 20일 경리 담당 김모(24) 상경이 부대원 급여 등 3100만원을 들고 탈영한 사건이 발생했다.

31중대는 며칠간 병력을 총동원해 김 상경을 추적했으나 행방을 찾는데 실패했다. 31중대는 김 상경의 횡령 사실을 숨긴 채 단순 탈영으로 보고했다. 중대장과 행정 소대장은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김 상경이 가지고 간 돈을 급하게 메워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대는 또 뒤늦게 첩보를 입수한 서울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이 지난달 11일 감찰에 착수하자 김 상경의 횡령금액이 부대원 1개월치 급여인 1200만원이라고 축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서울경찰청 감찰 결과 부대원의 부식비와 중대 운영비 등 모두 3100만원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서울경찰청이 감찰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경위도 함께 파악할 방침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