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10곳중 9곳 환골탈태… ‘학력향상 중점학교’ 빛났다
입력 2010-03-03 22:22
성적, 어떤곳 얼마나 올랐나
2009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전년도에 성적이 좋지 못했던 학교나 지역 가운데 눈에 띄게 학력이 오른 곳이 많았다.
특히 전년도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현저히 높아 교육 당국이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한 학교들의 성과가 눈부셨다. 이들 학교가 달라진 배경에는 교사들의 헌신과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 등의 공통점이 있었다.
◇학력향상 중점학교의 힘=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8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된 곳은 1440개교였다. 교과부는 이들 학교당 5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총 4793명의 학습보조강사를 지원했다. 그 결과 1255개교(87.2%)는 지난해 평가를 통해 미달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0곳 중 9곳 가까이가 환골탈태에 성공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봐도 이들 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6.4→2.4%, 중학교 3학년의 경우 23.1→11.4%,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 28.9→15.4%로 최고 13.5% 포인트나 떨어졌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전체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감소 폭보다 확연하게 큰 것이다. 전체 학생을 기준으로 감소 폭을 집계해 보면 초등학교 6학년은 0.7% 포인트(2.3→1.6%), 중학교 3학년은 3% 포인트(10.2→7.2%), 고등학교 1학년은 3% 포인트(8.9→5.9%)다.
교과부는 이러한 성과가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 외에도 학교장의 리더십, 교사의 책임지도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이날 학력향상 중점학교 가운데 지난해 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일궈낸 우수 학교 12개교를 발표했다.
그 가운데 대구 다사고의 경우 ‘트랙제 수준별 맞춤식 학습지도’로 미달 학생 비율을 10분의1 가까이 낮췄다. 이 학교는 하위권 학생 90여명을 선발해 수준별로 1트랙부터 6트랙까지 6개 반을 구성했다. 학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3시간 넘게 진행되는 방과후학교를 통해 맞춤형 지도를 실시했다. 한 반에 15명씩 소규모로 이뤄진 교실에서 교사들은 직접 제작한 수준별 교재로 수업을 진행했다. 이 학교 이병규(58) 교장은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이만한 성과를 내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토평초는 2008년 평가에서 6학년생 10명 중 1명이 기초학력 미달이었지만 이번에는 63명 응시자(6학년) 가운데 기초학력 미달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교과부는 토평초 교사들이 주말이나 방학 때도 학교에 나와 학생들을 지도했으며 개인별 목표 점수를 설정, 이에 도달하면 상장을 수여하는 등 동기부여를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옥천, 고성 등도 급상승=지역 단위로 보더라도 성적 향상이 도드라지는 곳이 많았다. 충북 옥천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초등학교 6학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낮은 순으로 봤을 때 전국 180개 지역교육청 가운데 국어는 2위, 수학과 영어는 모두 4위를 기록했다. 2008학년도 평가에서 옥천은 국어 179위, 영어 174위, 수학 167위로 바닥권이었다.
중학교 3학년 수학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6.5%인 경남 고성은 2008학년도 평가에서는 해당 비율이 19.7%였다. 고성은 1년 만에 다시 치른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13.2% 포인트 줄었다. 순위는 160위에서 5위로 급상승했다.
박지훈 강창욱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