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초·중 모두 전국 최상위 이름값 한 ‘강남특구’
입력 2010-03-03 18:55
200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서울 강남(강남·서초구)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로 보나 보통학력 이상 비율로 보나 초·중학생 모두 전국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에서도 강남은 다른 곳을 압도해 ‘사교육의 힘’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3일 공개한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강남 지역의 초등학교 6학년 국어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1.2%였다. 반면 남부(구로·금천·영등포구)는 2.7%, 동부(동대문·중랑구)는 3%로 나타났다.
수학도 강남은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0.6%였지만 동부와 중부(용산·종로·중구)는 각각 1.9%와 1.7%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강남과 함께 학원가가 밀집한 강서(강서·양천구)와 북부(노원·도봉구)도 초등학교 6학년 수학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각각 1.1%로 낮았다. 초등학교 6학년의 기초학력 미달자 전국 평균은 국어 2.3%, 수학 1.3%였다.
서울에서 강남과 비강남 간 격차는 중3 학생의 성적 비교에서 더욱 뚜렷했다. 영어 성적을 보면 강남의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2%인데 반해 남부는 9.5%에 달했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에서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전국 최저로 나타난 강원도 양구의 경우 중학교에선 다른 양상을 보였지만 서울 강남은 초·중학교 모두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낮았다. 양구는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에서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0%였지만 중학교 3학년은 11.3%나 됐다. 같은 과목·학년별로 강남은 각각 0.6%, 6.2%였다.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도 강남이 최고였다. 강남의 중3 학생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영·수 모두 전국 1위였다. 초등학교 6학년도 영·수는 각각 전국 1위와 3위, 국어는 전국 16위를 차지했다.
강남 지역의 성적이 이렇게 좋은 것은 결국 사교육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강남구청이 작성한 ‘2009 사회통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의 일반적인 가정은 월 평균 480만원을 벌어 자녀 교육비로 한 달에 약 130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서울 지역 평균 사교육비(33만1000원·통계청 조사)의 4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성천 부소장은 “교과부 발표처럼 결과를 단순 비교하는 방식으로는 학생들의 학력 차이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기 어렵다”면서 “학교와 가정, 사교육 유무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생들의 학력을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