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김연아 점프때 눈 못떠”
입력 2010-03-03 18:34
이명박 대통령이 3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선수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김연아 선수가 점프할 때 눈을 감고 있었다. 눈 뜨고 보니 성공했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에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뉴욕에 있는 딸 첼시양에게 전화해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봤는지 직접 확인하면서 감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조금 전 만난 아프리카 가나 존 마하마 부통령도 김 선수의 경기를 인상 깊게 봤다며 축하한다고 전했다”고 소개했다.
오찬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이건희 IOC 위원 등도 참석했다. 지난해 4월 여야 대표 조찬 회동 이후 11개월 만에 청와대를 찾은 정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메달 따면 지지율 올라간다던데요?”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그래서 걱정됐나?”라고 농을 던져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 위원은 “우리나라가 복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서명이 담긴 성화봉과 모태범, 이상화 선수가 사용한 고글을 대통령 내외에게 선물했고,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착용하고 스피드 스케이팅 자세를 취해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며 “미래에 대한 밝은 생각, 젊은이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좋은 계기가 됐다”고 격려했다. 또 “겁 없이 빠르게 앞으로 내닫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한국의 미래가 정말 밝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성과를 보며 국민 모두가 국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 선수는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잘했다는 생각에 걱정이 해소돼 눈물이 났다”며 “선수로서는 일단 목표를 이뤘다. 아직 먼 미래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잠시나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봅슬레이의 강광배 선수는 “스키 등 설상 종목도 10년 계획을 갖고 지원하면 세계에서 경쟁력을 많이 가질 것이라고 믿는다. 2014년 썰매 종목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규혁 선수는 “올림픽 기억은 매번 아쉬웠고, 이번에도 결과는 똑같았다”면서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어서 이번엔 아쉽지만 따뜻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