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5 전투기 순직 조종사들 절절한 사연에 주위 안타까움 더해… 부대장으로 영결식

입력 2010-03-03 22:01

2일 발생한 F-5 전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공군 조종사들의 절절한 사연이 속속 전해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강릉 18전투비행단 오충현(43·공사38기) 중령은 후배 조종사의 기량 향상을 위해 고난도 훈련에 참가했다가 변을 당했다. 비행대대장으로는 첫 순직이다. 오 중령은 2792 비행시간을 보유한 베테랑 조종사로 105비행대대를 책임지는 위치였다. 평소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실천한다는 소신에 따라, F-5F 전방석에 앉은 후배 조종사 최보람(27) 중위의 뒤쪽에 앉아 강릉기지를 이륙했다. 오 중령이 탄 F-5F는 어민혁(28) 대위가 모는 F-5E를 뒤쪽에서 따라붙는 방식으로 전투기동 훈련을 지휘했다.

공사를 수석 졸업한 오 중령은 지난해 12월 비행대대장을 맡았으며 조종사들뿐 아니라 정비사와 병사들에게도 각별한 관심을 쏟아온 후덕한 지휘관이었다. 특히 비행안전에 대해 관심이 많아 공군 홈페이지에 “안전은 하던 것을 답습하는 사람을 제물로 삼는다. 안전은 자기의 약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자에게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어 대위는 441 비행시간을 보유한 조종사로 사격 실력이 뛰어나 대대 사격을 전담해왔다. 다섯 살 된 딸을 둔 어 대위는 둘째를 임신한 아내를 남겨두고 떠나 주변을 더 안타깝게 했다. 미혼으로 301 비행시간을 보유한 최 중위는 기본비행훈련과정과 고등비행훈련과정에서 각각 비행단장상(1등), 작전사령관상(2등)을 받았다.

3명의 조종사를 한꺼번에 잃은 105비행대대는 지난해 12월까지 3만 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달성한 부대였다. 공군은 순직 조종사들의 계급을 한 계급씩 추서키로 했다. 영결식은 4일 오전 강릉기지에서 부대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