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달팽이집서 한때 살았다오”… 벌집 거주 경험 인터넷서 털어놔 화제

입력 2010-03-03 18:18


중국에선 요즘 ‘서민 총리’로 유명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워쥐(蝸居·달팽이 집·사진)’가 최고 화제다.

원 총리는 지난달 27일 인터넷 누리꾼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한 누리꾼이 주택가격 폭등에 대해 질문하자 “나도 워쥐의 고통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참 동안이나 좁은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5식구가 살았다”며 워쥐 생활을 고백한 뒤 “워쥐에 사는 인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쥐는 중국에서 지난해부터 가장 인기를 끌었던 도서명이자 TV드라마 제목으로 도시의 작은 집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애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원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물론 일반 언론들도 원 총리의 워쥐를 추적했다.

원자바오가 총리로 취임한 직후인 2003년 3월 16일 인민일보에는 ‘원자바오, 작은 골목에서 나온 대국 총리’라는 제목으로 그의 워쥐 생활이 사진과 함께 게재됐다고 홍콩 문회보가 3일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원 총리는 톈진(天津)시 난카이(南開)구에 있는 다모안첸후퉁(達摩庵前胡同)에서 어린 시절부터 대학에 입학하기 직전까지 살았다. 서민들이 모여 살던 다모안첸후퉁 내 9㎡밖에 안 되는 집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선생님을 하는 부모님과 남매 등 5명이 함께 지냈다.

일부 누리꾼들은 “역시 서민총리”라며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상당수 누리꾼들은 “현재의 워쥐 생활과 원 총리 어린 시절의 생활은 비교대상이 안 된다”면서 열심히 노력해도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폭등해 고통 받는 도시 인민들의 실태를 정부가 제대로 진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