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종목 퇴출 막기위해 세계연맹 가입국 200개로 늘린다
입력 2010-03-03 17:55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영구히 살아남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5회 연속 올림픽 종목이 됐지만 안팎의 상황은 그리 안심할 수 없다는 게 태권도계의 중론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5년 총회에서 야구와 소프트볼을 올림픽종목에서 제외한 뒤 2009년 총회에서는 골프와 럭비를 추가했으며 2013년 총회서도 1개 종목의 퇴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트라이애슬론, 근대5종 등과 함께 태권도도 퇴출후보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특히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 회장이 IOC위원에 선임되면서 태권도의 입지가 더욱 약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태권도연맹(WTF)은 태권도의 올림픽 퇴출을 막기 위해 회원국수를 늘리는 한편 판정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전자호구 도입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3일 멕시코 티후아나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WTF총회에서 아라비아 반도의 오만이 190번째 회원국이 됐다. 이에 따라 태권도는 회원국 수가 28개 올림픽 정식종목 중 배구(220개), 농구(213개), 육상(212개), 축구(208개), 탁구(205개), 테니스(205개), 유도(195개), 수영(194개), 복싱(193개)에 이어 10번째로 많은 종목이 됐다.
WTF는 보츠와나, 브룬디, 지부티, 나미비아, 모리셔츠 등 아프리카 10개국의 회원국 가입을 독려하고 있으며 조만간 몰디브, 시에라리온의 가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쿡아일랜드, 발루아 등 오세아니아 5개국의 가입도 실현돼 회원국수가 곧 200개국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호구는 지난해 10월 덴마크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도입했다. WTF는 2006년 ‘라저스트’ 제품을 공인한데 이어 최근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둔 ‘대도’ 제품을 공인했다.
태권도는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전자호구와 비디오 리플레이를 도입한다는 계획 아래 메이저 대회에서 실전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국기원 법정법인화 과정에서 문화체육부와 국기원이 빚어온 갈등이 WTF의 올림픽 영구종목 전략에 돌발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기원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태권도진흥법 개정안이 지난달 18일 국회를 통과하자 국기원측은 정부가 스포츠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전세계 태권도인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정부도 유인촌 장관 명의의 해명서를 일선 관장들에게 발송하는 한편 이번 총회장에도 배포해 이와 관련한 일부 회원국의 질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양진석 WTF 사무총장은 “국기원 법정법인화문제는 한국의 국내 문제이므로 해외 태권도인들은 엄정 중립을 지켜주길 바란다”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티후아나(멕시코)=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