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과서에 실린 ‘아빠 힘내세요’ 작곡 한수성씨 “늘 기도해준 부모덕이죠”

입력 2010-03-02 19:28


“최근까지 제 노래가 교과서에 실린 줄도 몰랐어요. 졸업식 날 어느 학부모가 제 노래가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 있다고 하더군요. 교과서 제작팀이 통보도 안 하고 ‘행복한 우리 가정’이라는 단원 안에 노래를 넣었더라구요. 가문의 영광이죠.”

고단한 시대의 아버지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용기를 주며 단시간에 국민동요로 자리잡은 ‘아빠 힘내세요’가 초등학교 3학년 도덕 교과서에 실렸다. 작사·작곡가 한수성(54·사진·부산 사남초등학교 교사)씨는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어머니 기도의 힘이 큽니다. 한글도 잘 모르시는 분이 지난해 비닐봉투에 뭘 싸서 가져 오셨어요. 뜯어보니 비뚤비뚤한 글씨로 ‘내 아들아, 항상 기도하자’는 글귀가 쓰인 액자였어요.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우리 가정은 조부모 때부터 기독교를 믿어 신앙의 뿌리를 갖고 있었거든요. 정말 그 신앙의 복이 대대로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녀를 위한 부모의 간절한 기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번에 더욱 절실히 느꼈습니다.”

1980년대 경남 밀양에서 교사 초년병 시절을 보낸 한씨는 부산신학교를 졸업한 부인 권연순(56)씨와 함께 폐교회처럼 버려진 산골교회에서 교인들을 모아 다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그의 부인은 25년간 전도사로 시무한 바 있다. 그는 부산 토성동 부산중앙성결교회(황인명 목사)에서 21년째 성가대 지휘를 맡고 있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 참 힘들어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에 부닥치고 일어설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죠. 그런 아버지들이 제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으면 하고요. 어깨가 축 처진 아버지들을 도울 수 있는 건 결국 가족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그의 동요가 교과서에 실린 것은 ‘연날리기’(초등학교 4학년 음악)에 이어 두 번째다. 한씨는 40·50대 가장들이 음악이라는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아들 지웅(32)씨와 함께 부산 명지동에서 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