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목’ 40여명 미자립교회 희망 심기… 망치 든 목사들 작은 교회 찾아 리모델링 ‘뚝딱’

입력 2010-03-02 20:49


1일 서울 화곡영광교회에선 이른 아침부터 망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군청색 조끼를 입은 목사들이 리더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오후 늦게까지 망치소리가 이어지면서 초라하던 예배당이 깨끗하게 단장되고 강대상도 말끔히 세워졌다. 미자립 교회를 찾아가 낙후된 시설을 개·보수해주는 ‘망치 들고 사랑 전하는 목사들(망사목)’이다. 망사목 단원들은 이달에만 경기도 부천 반석교회와 전북 고창순복음교회, 서울 화곡동 평강교회 등 3개 교회를 찾아 오래된 강단을 새롭게 바꿔 줄 계획이다.

단원들은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강단 수리는 물론, 필요하면 도배와 음향시설 보수, 농기계 수리, 상·하수도 및 보일러 보수, 교회 인테리어 공사 등도 해준다. 40여명 단원 대부분이 목회자라 시간 내기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재정 부족으로 개·보수 엄두도 내지 못하는 어려운 형편의 교회를 위해서 기꺼이 나선다.

단장 김진환(46·인천 일신교회) 목사는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하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면서 “우리 단원들은 저마다 목회로 바쁘지만 틈틈이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망사목 단원들의 손을 거친 교회는 60여곳에 달한다. 최근 인천 비손순복음교회, 군포 하늘영광교회, 김포 새마음교회, 시흥 반석교회, 군포 백향목교회 등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주로 지하나 상가 교회, 보증금 1000만원 이하의 작은 교회들이다.

망사목의 역사는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장 김 목사가 인천의 한 미자립 교회의 강단 수리를 도와 호응을 얻은 것이 계기가 됐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 줄을 이었다. 뜻있는 목사와 전도사, 장로들이 힘을 보탰고 2004년 10월 망사목이 창단됐다.

이들은 복음 전파에도 열심이다. 전국미자립교회돕기운동본부(대표회장 김신관 목사)와 함께 자비량 부흥사를 파송하고 미자립교회 사모를 위한 무료 세미나와 경로잔치, 부흥회, 침술선교 등으로 복음을 전한다. 홈페이지(help1004.kr)와 인터넷 카페(cafe.daum.net/help0091)를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