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 정원 68% ‘합숙평가’로 선발
입력 2010-03-02 21:51
2011학년도 과학고 입시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독서활동 평가가 추가된다. 과학창의성 전형에는 1박2일 이상의 합숙 평가가 실시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과학고 전형 절차와 방법 등을 담은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을 2일 확정·발표했다.
과학고 입시는 입학사정관이 수험생이 낸 자료를 바탕으로 면접을 거쳐 뽑는 자기주도학습 전형과 과학캠프 참가자를 평가해 선발하는 과학창의성 전형으로 나눠 실시된다. 올해 전국 19개 과학고의 모집 인원은 1520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그 가운데 475명(31.3%)은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나머지 1045명(68.7%)은 과학창의성 전형으로 뽑는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매년 7∼10월, 과학창의성 전형은 10∼12월 진행된다. 이에 따라 수험생은 자기주도학습 전형과 과학창의성 전형 두 군데 모두 지원할 수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경우 1단계에서 입학사정관은 학교장이 추천한 학생들을 방문 면담해 면접 대상자를 확정한다. 2단계에서는 제출 서류와 입학사정관 활동 결과 자료를 토대로 자기주도 학습 및 계획, 봉사·체험 활동, 독서 활동에 대해 면접을 실시한 뒤 면접 결과와 내신 성적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과학창의성 전형은 1단계로 학교장 추천으로 과학캠프 참가자를 선발한 다음 1박2일 이상의 캠프 기간에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 과제 수행 능력 등을 측정해 그 성적과 내신 성적을 합쳐 합격자를 뽑는다.
두 전형 모두 면접이나 캠프 성적, 내신 성적 반영 비율은 각 과학고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교과부는 다만 사교육에 의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올림피아드 등 경시대회 성적과 각종 인증시험 및 자격증 등은 전형에 반영할 수 없도록 했다. 또 교과지식을 묻는 필기고사, 구술면접, 적성검사 등도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 포함된 체험·독서활동 평가와 자기소개서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교육이 여전히 개입할 소지가 많다. 특히 과학캠프 평가 항목이 공교육을 통해 제대로 습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과학창의성 전형에서 교과부가 제시한 창의성 평가 도구는 과학용어 사전 구성, 과학적 오류 찾기, 과학퀴즈, 게임·퍼즐 만들기, 자연현상에 대한 가설 설정, 연구논문 요약하기 등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비율을 올해 31.3%에서 내년에는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자기주도학습 전형 비율을 늘리면 사교육 유발 요인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