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신희섭 박사팀 “사이코 패스, 뇌 과학으로 치료 가능”
입력 2010-03-02 18:56
보통 사람은 다른 사람이 고통이나 공포를 느낄 때 이를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반사회적 인격 장애인 ‘사이코 패스’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대가로 받게 될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구 연쇄 범죄를 저지른다. 국내 연구진이 이처럼 타인의 고통과 공포를 공유하는 능력이 없는 사이코 패스를 뇌 과학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센터 신희섭 박사(사진)팀은 다른 사람의 공포나 고통을 공감하는 작용이 뇌신경 내부의 통증 체계에서 일어나며, 특히 뇌신경으로 칼슘이 이동하는 경로 중 하나인 ‘L-타입 칼슘이온 통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한 생쥐가 전기 자극에 고통스러워하는 다른 쥐를 볼 경우 공포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관찰했다. 반면 뇌신경에서 L-타입 칼슘이온 통로를 손상시킨 돌연변이 쥐의 경우는 다른 쥐의 고통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박사는 “다른 사람의 공포를 공감하는 능력은 사회 속에서 인간이 타인과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사이코 패스는 이런 능력에 장애를 보인다”면서 “이번 연구는 공포 공감 능력에 문제가 있는 정신질환인 정신분열증,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 등의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