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목소리] 개미대학생과 공룡대학

입력 2010-03-02 18:22

한 학기 500여만원에 달하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노력은 애처롭다. 야간 편의점, 지하 주차장 주차원, 마트의 짐꾼, 길거리 조사원…. 수많은 학생이 시간당 3000∼4000원을 받아 등록금에 충당하려고 젊은 날을 바친다.

그런데 대학은 수천억원의 재단전입금을 쌓아둔다(2008년 말 기준으로 연세대 3199억원, 홍익대 4294억원). 대학들은 이처럼 공룡처럼 성장한다. 개미대학생과 공룡대학, 이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지난 10년간 물가는 36% 올랐는데 대학 등록금은 116%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공립대 등록금은 10년 전에 비해 115.8% 올랐고 사립대 등록금도 80.7%, 전문대학 등록금은 90.4%가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35.9% 오른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능력과 지구력이다.

그러나 대학의 경쟁력을 보면 세계의 대학 가운데 국내 대학은 200위 안에 든 대학이 1∼2개 있을 뿐이다. 국가 경쟁력이 10∼20위권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비된다.

대학 등록금을 융자받아 졸업 후에 상환토록 하는 제도가 획기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대학은 참 좋겠다. 국가에서 자금까지 빌려주면서 대학 재정을 살려주고 있으니.

취업문은 좁아지고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젊은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부담을 지우면서도 그들의 현실적 고통에는 인색한 것 같다.

조경주(학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