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제주 항공권 구입 ‘별따기’… 관광객 증가에도 항공사는 국제선만 더 늘려

입력 2010-03-02 19:28

올해 봄철 관광성수기에는 제주노선 항공권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올 들어 봄철 수학여행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해외여행 수요에 편승해 항공사들이 국제선 항공기 투입을 늘리고 있어 국내선의 경우 좌석난이 우려된다고 2일 밝혔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0만1900명으로 지난해보다 21.9%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학여행단을 포함한 교육여행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1월 제주를 찾은 교육여행 관광객이 1만9744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6.5% 늘었다고 밝혔다. 수도권 지역에서만 3월 한 달간 20여개교 9500여명이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반면 최근 폭증세를 보이는 해외여행 수요에 편승해 국내 항공사들이 국제선에 항공기를 더 투입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의 집계를 보면 지난 1월 한 달간 제주노선에 공급된 항공좌석은 141만7563석, 탑승률은 73.9%를 기록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김포공항에 집중되는 수도권 수학여행단을 인천공항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1인당 인센티브를 지난해보다 갑절 많은 8000원으로 인상했다. 그러나 학교들은 수학여행단을 인천공항으로 분산 이동시키는데 따른 번거로움 때문에 여전히 김포공항 이용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수 년 전부터 김포 대신 인천공항 이용 시 교통비로 1인당 4000원을 제공했지만 지난해에는 3개 학교(210만원), 2008년엔 5개 학교(530만원)만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수학여행단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대형항공기 운항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현황에 따르면 총 9만4610편의 운항편수 가운데 300석이 넘는 항공기는 B747기(392석) 2편, B777기(376석) 26편이 전부다. 전체의 83.8%인 7만9279편은 200석 미만 항공기여서 300여명이 넘는 1개 학교 수학여행단조차 한꺼번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오는 28일 이뤄지는 항공사의 하계 운항 스케줄 조정에 앞서 제주노선 좌석난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