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F-5 전투기 2대 추락… 조종사 3명 순직

입력 2010-03-03 00:55


공군 F-5 전투기 2대가 2일 낮 12시33분쯤 강원도 강릉시 대관령 북쪽 선자령 정상 부근에 추락했다.

공군에 따르면 F-5 전투기 2대는 낮 12시20분쯤 전투 기동훈련을 위해 강릉기지를 이륙한 지 5분 만에 강릉시 서쪽 20㎞ 상공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공군은 전투기가 레이더에서 자취를 감추자 사고조사단을 급파했다. 다른 F-5 전투기 훈련 비행도 중단시켰다. 이 사고로 전투기에 타고 있던 강릉비행단 대대장 오충현(44) 중령과 어민혁(29) 대위, 최보람(27) 중위 등 3명이 사망했다. 공군은 오후 6시쯤 조종사 시신 일부와 전투기 잔해 등을 발견하고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전투기는 1974년 도입된 단좌(1인승) F-5E와 83년 국내에서 조립 생산된 복좌(2인승) F-5F(제공호)로 강릉과 수원 비행단 등에서 180여대가 운용되고 있다.

비행 당시 강릉 지역 기상은 훈련하기 힘든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대의 비행기가 이륙 직후 충돌, 추락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선도 비행기가 사고 현장인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선자령 인근에 낮게 깔린 구름을 통과하고 뒤따르던 항공기가 구름을 뚫고 나가는 순간 충돌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군 관계자는 당시 사고 현장 부근에는 지상 1000피트에서 6500피트까지 두꺼운 구름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 조종사가 비행착각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F-5 전투기 추락 사고는 2008년 11월 경기도 포천시 상공에서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수색 작업은 강릉소방대원 20여명과 사고 발생 지역 육군 부대, 강릉비행단 기지전대장 등 공군 요원들이 투입돼 실시하고 있으나 안개가 심하게 끼고 눈발이 날리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강릉비행장으로 급파된 HH-60 구조헬기도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고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선자령 등반에 나섰던 등산객 박준희씨는 “선자령 정상에서 대관령 방면으로 1㎞ 지점에서 비행기 소리와 함께 연료 타는 냄새가 났다”고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