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바꿔끼우는 똑딱이 디카도 ‘하이브리드’ 시대

입력 2010-03-02 17:36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하이브리드 디카’라는 새로운 장르가 급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일안 반사식(DSLR) 카메라처럼 렌즈를 바꿔 끼울 수 있으면서 내부 반사거울을 없애 크기와 무게를 줄인 카메라다. 콤팩트 디카의 휴대성에 DSLR급 성능을 겸비했다는 게 매력 포인트.

지난해 7월 올림푸스가 ‘펜(PEN)’으로 하이브리드 디카의 포문을 연 뒤 12월 파나소닉이 ‘루믹스 GF1’을, 올 초 삼성디지털이미징이 ‘NX10’을 발표했다.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선점한 시장에 삼성이 NX 시리즈로 도전장을 던진 형국이다.

올림푸스의 경우 현재 한국시장 매출의 40% 이상이 PEN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17일엔 3번째 펜 시리즈 ‘펜 E-PL1’을 선보여 공세를 강화했다. 파나소닉 루믹스 GF1도 월 1500∼2000대 가량 팔리며 순항 중이다. 파나소닉은 오는 9일 ‘루믹스 G’ 신모델 2종을 전 세계 동시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소니가 가세한다. 소니는 지난달 23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사진영상기기 전시회 PMA 2010에서 ‘NEX’라는 이름의 하이브리드 디카 시제품을 공개했다. ‘언제 어디서나 DSLR 품질(anytime-anywhere, DSLR quality)’이라는 슬로건 아래 개발 중이며 연내 출시 예정이다.

루믹스 GF1이 가장 가벼운 본체(285g)를, 펜 E-PL1이 내장 플래시 탑재를, 삼성 NX10이 1460만 화소 대형 이미지센서를 내세운다면 소니 시제품의 강점은 풀HD 동영상 촬영 기능이다.

하이브리드 디카 시장에 뛰어든 제조사 4곳은 모두 DSLR 부문에서 후발주자에 속한다. 따라서 DSLR의 터줏대감인 캐논, 니콘과 직접 싸우기보다 하이브리드 디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 개척 의도가 무엇이든 하이브리드 디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 5년 뒤엔 DSLR 시장을 따라잡을 것이란 게 업계의 예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콤팩트 디카에선 불가능한 렌즈 교체가 가능하면서 가격은 DSLR보다 싸다”며 “콤팩트 디카는 성에 안 차지만 가격 부담과 조작의 어려움 때문에 DSLR을 선뜻 사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하이브리드 디카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요 증가로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보급형 제품이 속속 나와 현재 80만∼120만원대인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