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방향따라 다른 화면 척척 똑같은 3D는 가라… 디스플레이의 진화, 어디까지?

입력 2010-03-02 17:34


스마트폰과 3차원(D) TV, 태블릿PC 등 진화된 IT기기가 세상을 바꾼다. 그렇다면 IT기기를 바꾸는 원동력은 뭘까? 바로 디스플레이다.

태블릿PC나 3D TV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제품이 아니다. 10년 넘게 꾸준한 기술 개발이 진행되다가 터치에 제대로 반응하고 3차원 영상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개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상품화될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우리 생활을 바꿔놓을 다양한 미래 디스플레이를 연구 중이다. 당장 3D 관련 디스플레이는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넘어가던 것에 버금가는 영상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3D TV에 사용된 디스플레이는 모든 종류의 풀HD 3D영상을 원본 해상도 그대로 완벽하게 재현한다. 또 짝을 이루는 능동형 3D 안경은 3D TV에서 나오는 입체 영상신호를 정확히 좌우 눈으로 받아들이도록 제어한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240만대 규모인 3D 디스플레이가 2018년엔 1억96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3D TV 시장 역시 올해 120만대에서 2018년 6400만대 규모로 커진다.

일반 3D 기술에서 한 발짝 더 나간 것이 LG디스플레이의 ‘3D 유저 아이 트래킹 디스플레이(3D User Eye Tracking Display)’다. 실제 보는 각도와 방향에 따라 사물의 각기 다른 모습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다.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디스플레이 콘텐츠 안의 사물의 모습이 달라진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종이신문 대신 전자신문을 보게 될 것이다. ‘휘는 전자종이’ 덕분이다. 이 디스플레이는 구부려도 원상복구가 되도록 유리가 아닌 얇은 금속박(metal foil)으로 된 기판을 써 유연성과 내구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다.

또 유리판에서 가능했던 화면표시 능력도 그대로 유지한다. 덕분에 일반 인쇄물과 차이나지 않을 정도의 또렷한 화면이 제공된다. LG디스플레이의 19인치 휘는 전자종이는 현재 세계 최대 크기다. 타블로이드 신문 한쪽 면 크기와 비슷하지만 두께 0.3㎜에 무게 130g에 불과하다.

이제 종이 신문을 돌돌 말아 사람을 때리거나 중국 음식을 먹기 전에 신문을 식탁에 까는 일은 구경하기 어렵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휘는 풀컬러 AMOLED’도 갖고 있다. 전체 두께도 머리카락 한 올만한 150㎛(0.15㎜)의 초박막으로 4인치 화면에 1677만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일반 OLED와 같이 동영상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전자종이와 가장 큰 차이점. 휘는 디스플레이는 2020년이면 전체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수량 기준 68.7%를 차지할 정도로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

‘트리플뷰 LCD’는 빛의 경로를 좌, 우, 중간으로 분리해 1개 화면으로 3개의 서로 다른 영상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다. 화면을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3개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소형제품으로는 차량용 내비게이션으로 활용도가 높다.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을 보고 조수석에선 DMB나 동영상을 볼 수 있어 안전해진다. 3개 이미지를 동시에 송출할 수 있는 TV기술이 개발된다면 트리플뷰 디스플레이를 통해 집안에서 종종 일어나는 ‘리모콘 싸움’도 걱정 안 해도 된다.

대부분 정보가 LCD에 표시될 날도 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1일 가로와 세로 비율이 4대 1인 슈퍼와이드 디지털 정보디스플레이(DID) 양산을 시작했다. 기존의 4대 3, 16대 9 비율보다 텍스트 정보 전달하기가 좋아졌다. 지하철과 공항, 쇼핑몰 등에서 활용이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서치는 LCD DID 패널 시장이 2010년 133만대에서 2015년 657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이 되면 DID 시장에서 LCD 비중이 90%에 육박하게 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가 반드시 네모반듯할 필요는 없는 법. LG디스플레이엔 도넛이나 원형 모양의 LCD도 있다. 액자 외에 휴대전화나 시계, 계기판 등에 이용이 가능하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