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스크린 ‘진수성찬’ 맛깔진 향연 속으로

입력 2010-03-02 17:39


3월 극장가에는 아카데미영화제 시즌 특수를 노리고 국내에 미개봉됐던 지난해 아카데미 수상작과 올해 주요 부문 출품작이 대거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돌아온 명감독들의 신작과 인도, 베트남 등 평소 만나기 힘든 국적의 아시아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명작의 향연이 펼쳐지는 3월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풍성한 아카데미 화제작=지난달 25일 개봉한 ‘밀크’는 지난해 숀 펜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이다. 동성애자로 시의원에 당선된 정치인 하비 밀크의 마지막 8년을 그린 실화로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아카데미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와 미국 배우조합(SAG)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프 브리지스의 ‘크레이지 하트’도 기대작이다. 한 때 잘 나가던 컨트리 뮤지션에서 한물간 가수로 전락한 ‘배드’가 진정한 사랑을 만나 재기에 성공하는 드라마다. 이 작품에서 연기 인생 최고의 열연을 펼쳤다는 찬사를 받는 제프 브리지스는 아카데미 남우주연 부문에서도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골든글로브에서 주제가상을 받은 테마곡 ‘더 웨어리 카인드(The Weary Kind)’는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로도 올라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우리가 꿈꾸는 기적:인빅터스’는 아카데미 남우주연 부문에 모건 프리먼이, 남우조연 부문에 맷 데이먼이 이름을 올렸다. 두 작품은 4일 개봉한다.

오는 11일에는 작품상과 감독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인 디 에어’와 외국어영화상 후보인 ‘예언자’가 개봉한다. ‘인 디 에어’는 전미비평가협회 4개 부문 수상과 골든글로브 각본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 및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기업을 대신해 사원들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는 일을 하면서 항공사 마일리지를 쌓는 것이 삶의 목표였던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이 새로운 만남을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하게 되는 내용이다. ‘주노’로 평단의 호평과 흥행을 모두 잡았던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 작품이다.

‘예언자’는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에 이어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프랑스 영화다. 문맹의 열아홉 살 아랍계 수감자 말리크(타하 라힘)가 감옥 내에서 조직 보스가 시킨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거물로 커가는 과정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자크 오디아르 감독 작품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세자르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 최우수감독상 등 9개 부문을 휩쓸었다.

◇명장의 귀환=돌아온 명장의 작품 중 최고 기대작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네 번째로 함께한 영화

‘셔터 아일랜드’다. 탈출 불가능한 섬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에 관한 내용으로 데니스 루헤인의 베스트셀러 ‘살인자들의 섬’이 원작이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6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8일 개봉 예정이다.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 감독은 지난달 25일 개봉한 ‘러블리 본즈’로 색다른 연출력을 선보였다. 살해당한 14세 소녀의 시선으로, 남겨진 가족들이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은 판타지 드라마 ‘러블리 본즈’는 감독 특유의 감성적인 화법과 영상미가 돋보인다.

◇색다른 아시아권 영화도 볼거리=현재 상영 중인 ‘하얀 아오자이’와 ‘아쉬람’은 지난 5년간 한국에서 개봉된 외국영화 1249편 중 각각 유일한 베트남, 인도 영화다. 두 영화 모두 자국의 역사와 풍습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모성애’를 주제로 한 영화 ‘하얀 아오자이’는 2006년 제작 당시 베트남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120만 달러)를 투여한 작품으로 중국 금계영화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상을 받았다. 관습을 뛰어넘은 남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 ‘아쉬람’은 미국의 조지 루카스 감독이 제작비를 지원해 관심을 모은 작품. 2006년 방콕국제영화제 작품상을 수상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