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맞벌이를 덮쳤다?… 2009년 맞벌이 가구 월소득 2003년 집계 후 첫 감소

입력 2010-03-01 18:47


지난해 경제위기 여파로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반면 비맞벌이 가구 소득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 이자나 배당금, 부동산 임대 소득을 포함한 재산 소득은 비맞벌이 가구가 맞벌이 가구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소득은 2008년 339만원에서 2009년 344만원으로 5만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2008년 428만2365원에서 2009년 426만3230원으로 1만9135원 감소했다. 연간 23만원가량 줄었다는 뜻이다. 이는 2003년 가계수지를 맞벌이 여부로 구분해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첫 소득 감소이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실직, 감원, 급여 삭감 등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비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8년 294만7498원에서 2009년 298만9645원으로 4만2000원 증가했다. 연간 50만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는 금융 위기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맞벌이 가구와 비맞벌이 가구의 소득격차는 2006년 1.39배에서 2007년 1.40배, 2008년 1.45배로 계속 확대돼 왔으나 지난해 1.42배로 축소됐다.

경상소득이나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은 맞벌이 가구가 비맞벌이 가구보다 많았으나 재산소득은 맞벌이 가구가 비맞벌이 가구보다 월평균 소득이 적었다.

맞벌이 가구의 연간 재산소득은 2007년 12만원, 2008년 13만원, 2009년 14만원인 데 반해 비맞벌이 가구는 2007년 27만원, 2008년 26만원, 2009년 20만원으로 맞벌이가구보다 1.5배∼2배가량 많았다.

이처럼 맞벌이 가구의 소득이 줄었지만 식음료, 주류·담배, 보건·의료, 교통·통신, 오락·문화, 교육 등 소비지출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008년 241만원에서 2009년 246만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자동차 구입비용이 2008년 월평균 6만2260원에서 2009년 10만4349원으로 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비맞벌이 가구는 자동차 구입비가 2008년 5만1000원에서 지난해 5만7000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교육비의 경우 맞벌이 가구가 2008년 월평균 35만원에서 2009년 37만원으로 늘었고 비맞벌이 가구도 2008년 23만원에서 2009년 24만7000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소득 증감에 관계없이 교육비 지출은 매년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