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3·1 운동 정신 계승해 작은 차이 넘어 큰 조화로”
입력 2010-03-01 18:48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지금 우리가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9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되, 작은 차이를 넘어 커다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며 “이것이 3·1 운동의 대승적 화합정신을 계승·승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전날 배포한 기념사에는 “최종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커다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돼 있었으나, ‘최종 결과에 승복함으로써’라는 문장이 빠졌다. 청와대는 “사전 자료와 실제 발언 내용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또 ‘3·1 운동의 정신’을 “국민의 민생향상을 위해 소모적인 이념논쟁을 지양하고, 서로를 인정·존중하며 생산적인 실천방법을 찾는 중도실용주의 정신”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립과 갈등으로 국민이 분열돼서는 선진화의 길을 갈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3·1 운동에는 나이와 신분,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혼연일체가 됐다. 천도교 신자도, 기독교와 불교 신자도 종교의 벽을 넘어 한마음 한뜻으로 대한독립을 선언했다”며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북한에는 ‘인식 전환’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이 남한을 단지 경제협력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한이 여러 현안을 진지한 대화로 풀어야 하고, 우리가 제안한 그랜드 바긴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북한은 행동으로 국제사회에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의 단골 메뉴였던 대일(對日)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이 충남 지역을 방문한 것은 1월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50일 만이다.
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