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산 히로뽕도 국내 상륙… 檢, 美 마약청과 공조해 국내 조폭 연계 밀거래 적발

입력 2010-03-01 18:31

멕시코산 히로뽕을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에서 주로 유통돼온 멕시코산 히로뽕이 국내에서 적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영진)는 1일 멕시코산 히로뽕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거나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폭력조직 전 행동대장 서모(48)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멕시코에 체류하며 국내에 히로뽕을 공급한 재미 한인 폭력조직원 출신 문모(40)씨를 인터폴에 적색수배하는 등 12명을 지명 수배했다.

서씨 등은 지난 1월 6일 멕시코 자포판시에서 국제특송화물을 이용해 멕시코산 히로뽕 48.2g(1600여회 투약분)을 국내로 발송했다. 히로뽕은 미국을 거쳐 1월 10일 인천국제공항에 밀반입됐으나 검찰은 미국 마약청(DEA)과 공조 수사를 펴 곧바로 적발한 뒤 20일 서씨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히로뽕을 소량으로 나눠 앨범 등에 숨겨 밀수하거나 운반을 맡은 조직원의 속옷에 넣어 입국하도록 하는 등의 수법을 이용했다. 또 마약 전과가 없는 사람을 운반책으로 이용하고 퀵서비스나 지하철역 물품보관소 등을 통해 유통시키기도 했다.

적색수배 중인 문씨는 멕시코에 체류하며 국내 마약사범들과 공모해 10여 차례 히로뽕을 밀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씨는 미국 LA의 한인 폭력조직 ‘LGKK’의 두목으로 활동하다 실형을 살고 2001년 강제 추방됐다. 이후 국내에서 히로뽕을 거래하다 지난해 10월 멕시코로 건너갔다.

검찰은 이들 외에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마약류 사범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43명을 구속기소하고 히로뽕 307g, 대마 484g을 압수했다. 적발된 마약 사범 중에는 아버지가 친아들을 중국으로 보내 히로뽕을 밀반입한 사례도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 거래에 손대지 않던 국내 폭력조직이 최근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제 마약 조직과 국내 폭력 조직이 연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 공조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