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사법연수생 “법조계 빛으로…”

입력 2010-03-01 18:13

사법연수원 41기 연수생 986명의 입소식이 2일 오전 열린다. 연수원 사상 최초의 시각장애인 연수생과 1980년대 시위 전력으로 사법시험 면접 전형에서 탈락한 50대 연수생 등이 입소한다.

시각장애인인 최영(30)씨는 2008년 5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연수원 입소를 위해 얼마간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1년 동안 음성듣기를 통한 학습훈련을 했다. 그는 98년 3급 시각장애 판정을 받고도 사법시험에 도전, 6번 만에 합격했다. 최씨는 1일 “열심히 공부해서 어려운 사람을 위해 일하는 법조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연수원 측도 1억7000여만원을 들여 최씨의 입소를 준비했다. 연수원 관계자는 “1년 동안 시각장애인 연수를 위한 대책팀을 구성해 생활지원, 원내 교육지원, 실무수습 등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연수원은 최씨의 기숙사 방에 시각장애인용 유도블록을 설치하고 별도의 학습실을 제공키로 했다.

박연재(58)씨와 조일래(56)씨는 82년 24회 사법시험 최종 면접에서 시국 관련 시위전력을 이유로 탈락했다 49회 시험에서 추가 합격한 케이스다. 현재 박씨는 KBS 광주총국 심의위원으로, 조씨는 법무법인 세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민형기 헌법재판관의 아들 경서씨, 신영철 대법관의 아들 동일씨, 최병국 한나라당 의원의 아들 건씨 등 법조인 가족의 입소도 이어졌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