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재개 전후 ‘평화협정 예비회담’ 개최?

입력 2010-03-01 17:59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 회담을 6자회담 재개 시점 전후(前後)에 개최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6자회담을 빨리 열기 위해 한·미 양국이 평화협정 논의에 유연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1일 “평화협정 회담에 남북한과 미국, 중국 4자가 참여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회담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느냐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26일 “두 가지 중요한 아이템을 시작하기를 원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이며, 이 밖에 평화협정과 북·미 외교관계 수립, 경제·에너지 지원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평화협정 회담이 관련 당사국들의 동의를 얻어 순조롭게 개최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틀이 남북한과 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 틀로 가는 중간단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6자회담과 평화협정 회담의 수순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6자회담 재개와 동시에 평화협정 논의를 비공식적인 형태로 시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본격적인 평화협정 회담에 앞서 예비회담 성격의 논의를 진행하자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입장은 6자회담이 다시 열리고 비핵화의 진전이 있을 때에만 평화협정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비핵화 진전의 기준점을 놓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게 단점이다. 결국 평화협정 회담의 개최 시점과 방식은 남북한과 미·중의 연쇄접촉을 거쳐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