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구한말 한반도내 세력확장 위해 첩보원 파견 정보 수집했다

입력 2010-03-01 19:16

구한말 러시아가 우리나라 땅에서 세력을 넓히기 위해 비밀 첩보원을 파견한 사실을 증명하는 러시아 측 자료가 처음 발견됐다.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은 1일 러일전쟁 당시 우리나라에서 은밀히 활동하던 러시아 첩보원용 러한사전과 당시 러시아 신문·우편엽서 등을 입수해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암약한 러시아 첩보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러시아 총참모부가 1903년 제작한 것으로 세로 10㎝ 가로 15㎝ 85쪽 분량이다.

연구단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입수한 이 사전은 첩보원 활동에 필요한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 등을 러시아어로 설명하고 있다. 또 일본군 무기체계나 부대 구성, 일본군 배치 상황 등 각종 군사정보도 담고 있다.

연구단은 1904년 러시아에서 발행된 러일전쟁 기념 우편엽서 4장과 청일전쟁 당시 열강들이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일방적 논리를 전개한 러시아 신문도 함께 소개했다.

엽서에는 군사작전을 위해 평양성 앞에 운집한 일본 군대와 대동강·압록강에서 강제노역하는 모습, 서울풍경 등이 담겨 있다.

당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타블로이드 판형(가로 26㎝, 세로 37.5㎝)으로 발행된 ‘노보예 브레먀’라는 신문은 1894년 7월 9일 자와 23일 자, 1895년 10월 14일 자와 21일 자 등이다.

연구단은 2007년부터 3년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러시아 등에서 근현대 사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7월말까지 그동안 수집한 주요자료를 묶어 3권의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연구단 허성태 박사는 “첩보원 사전 등은 우리나라에 러시아 첩보원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가치 있는 자료”라며 “그동안 수집한 수만건의 자료에 대한 번역과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는 작업을 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