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에 기여 할 ‘한국형 선교’ 모색 심포지엄

입력 2010-03-01 17:31

한국교회 양적 성장동력 세계선교 에너지로

세계교회에 내놓을 ‘한국형 선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한국교회의 역사와 광복 이후에 나타난 선교의 여러 상황을 살피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지난달 27일 서울 혜화동 혜성교회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학자들과 선교사들은 한국교회의 선교는 역사 속에서 배우며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서정민 교수는 한국 기독교의 양적 성장은 세계 선교의 에너지로 반드시 연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다음 가는 선교국으로서 한국교회는 새로운 선교신학을 고민하고 한국 교회사에서 반복됐던 선교적 실수를 극복, 더 나은 선교 현장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한국교회의 문제점 중 하나로 ‘이식(移植)’을 거론했다. 그는 “각 교회들이 교회 성장과 더불어 해외 선교에서도 교회 자체의 브랜드를 이식하는 경향이 크다”며 “한국교회의 분열이 극심한 가운데 선교 현장에서 교단도 아닌 한 교회를 그대로 이식하려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신대 안교성 교수는 한국교회가 비서구 선교의 대표주자로 나서게 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선교의 맥락과 한국교회 선교 역사의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한국교회의 선교는 서구의 전통적 선교관을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한국교회와 서구교회는 본질적 측면에서 역사적 경험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복음을 받아들인 직후부터 선교에 참여했다”며 초기부터 교회가 선교의 중심이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한국의 경우 교회가 선교 자원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선교회 중심의 서구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가 선교대국이 된 것은 확실하지만 선교 선진국으로 가기까지는 아직 단계가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교회 성장 과정에서 파생된 물량주의적 선교와 공급자 위주의 일방적 선교 행태 등이 사라져야 진정한 선교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선명한 복음을 전수하는 것보다 한국과 한국교회의 성장을 그대로 전하려는 일방적 선교는 한국 선교계가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명제 가운데 하나라고 꼽았다.

감신대 이덕주 교수는 개신교 전래 150년의 역사에서 한국교회에는 토착화된 신앙 양태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새벽기도와 통성기도, 성미운동 등은 서구 선교사의 간섭이나 권면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자발적이고 자연스런 과정을 거쳐 형성된 토착적 형태”라고 말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에는 서구의 기독교 전통과 토착 종교 전통이 혼합된 일종의 ‘제3의 전통’이 자리 잡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GP선교회와 GMF선교회의 활동이 한국교회에 기여한 선교회 사례로 발표됐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