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한국교회] ⑥ 서울 영안교회
입력 2010-03-01 21:21
성도들 ‘세상 속 봉사’ 필수
“지역 섬김 가운데 복음 전파”
창립 30주년을 맞은 서울 묵1동 영안교회(양병희 목사)는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교회다. 교회를 이끄는 주최는 평신도들이다. 양병희 목사는 ‘교회안의 성도’를 넘어 ‘세상 속의 성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안교회 성도들은 교회에 다니기만 하면 안 된다. 기도와 예배, 찬양 등 개인적인 신앙생활은 기본이다. 지역의 주민들을 섬기며 남을 위해 봉사하는 등 각자가 맡고 책임져야 하는 일들이 많다. 2008년 서울시로부터 수탁받은 ‘신내노인종합복지관’은 서울시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하루 2000∼3000명이 이용한다. 영안교회는 이 복지관을 통해 지역의 노인과 탈북자들을 섬기며 복음을 전한다.
영안교회도 출발은 미약했다. 1980년 1월 13일 지하 예배실에서 12명이 첫 예배를 드렸다. 5개월 만에 100여명이 모였다. 3년 후에 교회 부지를 샀다. 이듬해 예배당을 지었다. 교회는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증축과 신축을 되풀이했다.
‘제직훈련’. 영안교회가 자신 있게 내놓는 교회 성장의 비결이다. 양 목사는 ‘제직 1만명 훈련하기’ 등 4대 비전 실현에 사활을 건다. 현재 장로 30명, 권사 339명, 안수집사 125명 등 총 제직이 3215명이며 등록 성도는 2만3530명이다.
영안교회의 과거 15년(80년∼95년)은 도약기다. 교회 건축을 두 번 했다. 현재 15년(96년∼2010년)은 견고하게 서가면서 부흥과 성숙을 경험하고 있다. 미래 15년(2010년∼2025년)은 지역을 뛰어넘어 한국과 세계를 향한 복음 전파를 계획하고 있다. 성도들은 영안교회 미래 전략을 ‘비전 2025’라고 부른다.
영안교회는 제직들을 철저하게 교육하고 훈련시킨다. 교육과 훈련이 끝나면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한다. 양 목사는 “목사는 선수가 아니라 코치”라고 강조한다. 제직을 임명해 놓고 관중석에 구경꾼으로 앉혀 놓으면 교회가 말이 많아지기 때문에, 목사는 제직을 ‘구경꾼이 아닌 선수(일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성도들은 누구나 담임목사와 같은 생각, 같은 말, 같은 비전을 갖게 됐다.
양 목사는 이 선수(제직)들은 아널드 토인비가 말한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 파레토가 말한 ‘20% 견인론’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즉 어느 집단이든 창조적 소수 20%가 나머지 구성원 80%를 견인하는 역사적, 사회적 원리를 목회에 접목한 것이다.
양 목사의 목회철학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을 든다면 ‘균형목회’다. 수레의 두 바퀴같이, 새의 양 날개처럼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가 평소에 강조하는 균형목회는 4개의 기둥으로 유지된다. 첫번째는 영성목회다. 말씀이 좋아야 성도들의 영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예배 준비를 철저히 한다. 또 하나는 기도목회이다. 항상 ‘하라’가 아니라 ‘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이것이 끊임없이 교회가 영성으로 이어져 가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영안교회는 매일 사슬 금식기도회가 100명씩 40차까지 진행된다. 4000명이 금식 사슬을 이어가며 10년이 넘도록 지속하고 있다.
기도특공대는 1시간 이상 집중 기도할 수 있는 성도 12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성도들이 요청하는 문제를 갖고 기도하는 특수 기도요원들이다. 또한 24시간 기도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파수꾼기도회, 매월 전교인 월삭 기도회 등이 있다.
치유목회는 영육 간의 치유뿐만 아니라 가정의 치유, 사회적인 치유, 국가적 치유까지를 말한다. 즉 가정을 세우는 일, 교통질서를 지키는 일, 준법정신, 윤리성, 사회봉사, 이런 것들이 전인적인 치유목회이다. 영성과 기도, 치유목회를 가능토록 기초적인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교육목회다. 양 목사가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역이기도 하다. 불꽃 없는 불이 없으며 철두철미한 교육과 훈련이 없는 영광은 없다는 것이다.
영안교회는 누구든지 처음 교회 오면 5주 동안 철저히 훈련하여 세례를 받게 한다. 새가족부 사역팀은 교회에서 멈추지 않고 집이나 직장으로 찾아가 1대 1로 교육한다. 그 다음엔 10주간의 정착반을 거친다. 신앙의 가장 골격이 되는 주제로, 일방적 강의보다는 신자들이 생각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10주 세례교인 이상 장로, 부목사까지도 다 받아야 하는 의무 과정이다. 이어서 16주 과정의 확신과 성숙의 소그룹반을 거친다. 제직훈련 12주 과정을 마치면 완전한 목회 동역자가 된다. 이 과정을 다 마치면 드림 수련회, 헌신과 섬김의 결단 시간을 1박 2일 동안 갖는다. 마지막으로 선교 유적지로 여행을 떠난다. 서울 양화진 선교사 묘역, 손양원목사의 순교지인 여수 애양원 등을 방문해 헌신을 결단한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