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고난의 양면성을 알고 인내하자
입력 2010-03-01 17:35
전도서 7장 14절
최근 기독교 영화 ‘회복’을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이것은 2000년 전의 사건처럼 지금도 이스라엘에서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 유대인’(Messianic Jew)들이 고난당하는 장면들을 모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영화로 이스라엘의 회복(롬 11:26)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유대인들이 기독교 신자들을 자기 동족 600만명을 학살한 나치의 하수인이라고 하면서 자기 땅에서 전도하지 말고 떠나라고 하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유대인들이 엄청난 고난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당하는 고난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더구나 하나님의 백성에게 이것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백성이 고난을 당할 때 하나님은 날마다 우리의 짐을 져 주시기 때문입니다(시 68:19).
하나님 백성의 고난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에 의해 이루어지는 낮추심과 높이심입니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백성에게 혹독한 고난을 주실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나를 낮추는 때입니다. 나를 다 내려놓고 오직 주님만 의지하는 것을 훈련하는 때입니다. 이 일 후에 때가 되면 하나님이 높여주십니다(벧전 5:6).
유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종종 사람들은 죄를 범한 자신에 대한 분노를 회개로 착각한다”고 했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만난 베드로처럼 자기가 죄인임을 인정하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눅 5:8).
오늘날 교회나 교단이나 교계에서의 불행은 자기의 문제를 인정하는 것보다 그것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 앞서는 데에 있습니다. 분노는 자기를 감추게 하며, 자기를 돌아보지 않게 합니다. 그렇게 매번 회개하는 심령은 늘 메마른 광야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도서 7장 14절에서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라고 합니다. 모세는 호화로운 궁전 생활을 한 40년 이후에 미디안으로 도망가서 광야생활의 고난을 40년간 감당하며 자기를 돌아보고 부르심에 이끌려 하나님 앞에서 신을 벗었을 때, 나머지 40년간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높이 쓰임을 받았습니다. 한때 신자들을 핍박했던 사도 바울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아라비아로 가서 3년간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후에 기독교 역사상 최고의 선교사요 목회자요 신학자로서의 사역을 놀랍게 감당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 가장 힘든 고난의 순간이라고 할 때, 고난 속에 하나님에 의해 이루어지는 낮추심과 높이심이 있음을 인정하십시오. 이러한 고난의 양면성을 인정하고 잘 인내함으로써 추운 겨울의 동토를 녹이는 봄바람처럼 여러분의 고단한 삶에 새 희망의 바람이 힘차게 불어오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최충하 목사·예장 대신총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