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옛건물·뒷골목 사진으로 남는다
입력 2010-03-01 00:33
뉴타운·재개발 등으로 사라지는 서울시내 뒷골목과 옛 건물들이 기록영화와 사진기록으로 남게 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철거되거나 사라지게 된 뉴타운지구내 옛 길과 건물들의 기록 등을 정리한 뉴타운 조사보고서 4종과 기록영화 3편을 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도시의 옛 건물을 사진이나 건축도면 등으로 기록한 사례는 있지만 시기별로 골목길의 변화과정 등 자세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지역은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는 북아현동과 교남동, 상·하왕십리동, 길음동, 미아동 등이다. 박물관측은 지난해 이 일대에 대해 생활문화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보고서에는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오래된 길의 흔적과 일본 강점기에 지어진 주택과 기와집 건물, 1950~70년대 산업화 시기에 형성된 공장지대 등 서울의 역사가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현장 사진들이 담겨 있다.
또 길의 형태 변화 등에 관한 기록 뿐 아니라 한강에서 재배된 채소를 팔았던 채소도매상과 전차 운전사, 봉제공장 근로자와 금형제작소 기술공 등의 이야기도 담겼다.
30년대 초반 초가집과 기와집이 어울린 서민주택지였던 아현동~신촌고개 구간의 길이 30년대 후반 신작로가 들어선 다음 50년대 현대식 도로, 68년 고가도로로 바뀐 과정도 사진자료로 상세히 볼 수 있다.
왕십리와 아현동 달동네의 비좁은 골목길 풍경도 그대로 담겼다.
박물관은 뉴타운 개발 과정에서 서울의 역사를 보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북아현뉴타운 공공도서관에 소규모 도시사 박물관을 세울 것을 건의했고 왕십리뉴타운에는 흥아학동피복공장 건물(39년 건립) 벽돌로 전시관을 만드는 방안을 내놓았다.
박물관은 올해에는 아현·한남뉴타운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서촌지역 등을 중심으로 생활문화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신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