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정책세미나… 바른 역할 위해선 에큐메니컬 정체성 바로 세워야
입력 2010-02-28 20:09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올해 에큐메니컬(교회 일치와 연합) 운동의 의미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집중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총회 에큐메니컬위원회가 지난 25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는 “예장통합 교단이 한국 교회에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에큐메니컬 정체성부터 제대로 세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학과 한국일 교수는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선교의 통합적 과제와 전망’이라는 논문을 소개하기에 앞서 “예장통합 교단은 공식적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세계교회협의회(WCC)에 가입한 회원 교회로서 에큐메니컬 운동을 지향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실제 목회와 선교 활동에서는 대부분 교회와 성도가 복음주의적 방향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독재정권에서 일부 에큐메니컬 운동 단체가 ‘용공’으로 치부됐던 일과 아직 그 수준에 머무르는 한국 교계의 인식을 꼽았다.
한 교수는 “에큐메니컬 운동으로 복음주의 신앙이 자기중심적이고 배타주의적인 신앙으로 빠질 수 있는 편향성을 극복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선교 활동을 할 수 있다”면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서울장신대 송인설 교수는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의 통합적 비전’이라는 발제에서 “20세기 이후 에큐메니컬과 복음주의 운동은 모두 복음 전도와 사회 참여를 서로 분리할 수 없는 선교의 요소로 보는 점에서는 같다”면서 강조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총회 조성기 사무총장은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복음 전파에 있어서 부차적인 관심사항이 아니라 근본적인 핵심”이라고 밝히며 에큐메니컬 운동과 관련한 총회의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먼저 7개 직영 신학대 수업을 비롯해 교회학교 등 각종 교육과 훈련에 관련 커리큘럼을 포함시켜 정착시킴으로써 교단의 에큐메니컬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체계적인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으로 목회자와 교수뿐 아니라 평신도 중에서도 에큐메니컬 지도자를 양성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전국 및 지역 단위에 포럼을 구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 실질적인 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해 그동안 꾸준히 논의돼온 예장백석 교단과의 통합 문제를 신중하고 면밀하게 연구해서 진행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WCC 2013년 부산 총회를 앞두고 WCC의 역사와 신학, 통합 교단과의 관계 등을 홍보하는 책자 발간, 총회 준비위를 위한 전문 사역자 배치 등 계획도 전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