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밴쿠버 영광이 평창으로 이어지길

입력 2010-02-28 20:04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이 오늘 막을 내린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종합순위 5위에 올랐다. 이번에 우리가 파견한 선수는 46명으로 일본(94명), 중국(90명)의 절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히 경이로운 성적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이후 이처럼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열광하기는 처음일 듯하다.

질적인 면을 살펴보면 훨씬 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는 1948년 생모리츠에서부터 2006년 토리노에 이르기까지 금메달 17개, 은메달 7개, 동메달 7개 등 총 31개의 메달을 땄지만 쇼트트랙을 제외하면 1992년 알베르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은메달, 2006년 토리노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동메달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고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권에는 못 미쳤지만 봅슬레이와 루지, 스켈레톤 등 썰매 3종목에 출전하고 스키점프와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스키 등에 참가명단을 올린 것도 의미가 크다. 특히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의 역대 최고점수 금메달은 전 세계의 시선을 대한민국으로 쏠리게 했다. 이번 대회의 사실상 우승국은 대한민국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 같은 성적이 그냥 주어진 건 아니다. 박성인 선수단장이 “솔트레이크시티 이후 8년을 준비했다”고 말했듯 치밀한 준비와 부단한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스포츠 경쟁력을 높이는데는 국민의 관심도 매우 중요하다. 올림픽이 열릴 때의 일시적 눈길이 아니라 지속적인 격려와 지원이 세계적 선수를 키우는 자양분이 된다. 또한 선수들을 가능한 한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시켜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얻도록 할 필요가 있다.

김연아,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이정수 등 금메달리스트뿐만 아니라 함께 고군분투한 우리 선수 모두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고 국민은 때론 흥분하고 때론 아쉬워하며 대회 내내 행복했다. 이런 열기가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평창의 승리로 이어지기를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