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3·1운동 동력이었다”… 한기총, 91주년 기념예배
입력 2010-02-28 19:54
“의심할 여지도 없습니다. 조선총독부는 한국교회가 이 소란(독립운동)의 주요 거점이라고 단정하고 있습니다.”(The Korean situation, 1919)
3·1운동은 한국교회의 복음주의 신앙이 역사적 요청에 따라 민족과 사회로 확대된 사건이다. 당시 한국교회 성도는 전체 인구의 1.3%(22만명)에 불과했지만, 민족대표 33인 중 16명(48.4%), 3·1운동 수감자 8437명 중 1967명(23.3%)이 기독교인일 정도로 일제 군국주의와 정면 대결했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3·1운동의 영감과 동력을 부여한 배후세력”(Pyeng Yang Station, 1920)이란 표현은 절대 과장된 것이 아니다.
91년 전 민족사의 물꼬를 튼 한국교회의 역할을 기념하는 예배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28일 서울 연지동 연동교회에서 드려졌다.
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는 ‘느헤미야의 애국애족’이라는 설교에서 사회통합과 조국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과 3·1운동 정신 회복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91년 전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조선 민중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었다”면서 “그들이 민족운동을 주도하고 독립을 위해 눈물의 희생과 목숨을 바쳤기 때문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로 중에 있는 선지자 느헤미야는 조국의 성벽이 무너지고 불탄 상황을 전해 듣고 눈물로 금식하며 ‘여호와여, 나와 내 집이 범죄하였습니다’라고 고백했다”면서 “회개는 단순히 죄를 고백하는 수준이 아니라 죄에서 떠나고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어 “하나님께선 오늘도 거짓말하는 우리에게 ‘한반도는 왜 아직도 분단된 채로 60년을 살아가고 있느냐’고 묻고 계신다”면서 “우리는 무엇보다 교회 안에 들어온 거짓말하는 세상 풍조를 깊이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현재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세종시 논란과 관련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주어진 능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애국이지만, 양보하고 자신을 낮추는 것도 애국이다”라며 정치권의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또 “하나님의 권능의 손으로 한 헌법, 한 대통령, 한 정부가 남북의 백성들을 다스리고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며 “3·1운동 정신을 완성시키고 느헤미야와 같이 애국애족의 삶을 통해 민족 통일의 꿈을 이루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국민통합과 경제발전,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위해 기도했으며,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불렀다. 그리고 ‘일본 정부가 종군위안부와 독도 문제 등 과거사를 해결해야 하며, 북한은 핵무장을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드려진 헌금은 경찰병원에 입원한 전·의경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