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나 ‘슈퍼내추럴 레가시 에디션’, 그들의 베스트 앨범… 음악적 실험과 재해석

입력 2010-02-28 19:22


‘베스트 앨범’은 명곡을 가진 뮤지션들만이 발매할 수 있는 특권이다. 세계적 뮤지션들은 새로운 음악적 실험을 더해 명곡을 재해석한 기념 앨범으로 팬들을 기쁘게 한다. 지난 18일에 발매된 천재 기타리스트 산타나(Santana)의 ‘슈퍼내추럴 레가시 에디션(Supernatural Legacy Edition)’과 앞서 발매된 스피드 파워 메탈밴드 헬로윈(Helloween)의 ‘언암드(Unarmed-Best of 25th Anniversary)’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명곡의 힘을 증명한다.

◇전 세계를 덮친 ‘스무스(Smooth)’ 열풍 그 후 10년=1999∼2000년은 산타나의 해였다. 99년 7월 발매된 앨범 ‘슈퍼내추럴’은 조용히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더하더니 18주 만에 빌보드 앨범 순위 1위에 올랐고 12주 동안 자리를 지켰다. 전 세계적으로 2500만장이 팔려나갔고 200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슈퍼내추럴’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레가시 앨범’에는 격렬한 라틴 리듬과 신비한 아프리칸 선율이 매력인 산타나의 기타 연주가 그대로 살아있다. 라틴록이 가진 장점은 그대로이고 각각의 사운드는 명쾌하다.

‘엔젤 러브(Angel Love(Come With Me))’ ‘원 파인 모닝(One Fine Morning)’ 등 당시 앨범에 실리지 못했던 곡들이 수록돼 이제야 빛을 본다. ‘스무스’ ‘마리아 마리아(Maria Maria)’ 등 히트곡은 리믹스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한경석 음악평론가는 “전자음으로 도배된 음악이 난무하는 요즘 감정이 격양된 산타나의 음악은 반갑다”고 말했다.

◇부드럽고 촉촉해진 스피드 파워 메탈밴드 헬로윈=스콜피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일출신 스피드 파워 메탈밴드 헬로윈이 데뷔 25주년을 맞는다. 드러머 잉고 슈비텐베리크의 죽음, 멤버의 잦은 교체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락 음악의 역사를 새롭게 써왔다. 헬로윈은 단순히 명곡을 모아놓은 기념앨범은 지양하고, 자신의 역사와 미래를 드러내는 ‘베스트 앨범’으로 25주년을 기념한다. 스페셜 앨범은 강렬한 메탈곡에 담백한 어쿠스틱 사운드와 장중한 클래식을 가미해 한껏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이다.

아찔한 고음이 돋보이는 ‘어 테일 댓 워즌트 라잇(A Tale That Wasn’t Right)’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코러스가 더해져 풍부한 감성을 담아냈다. 대표적인 히트트랙 ‘퓨처 월드(Future World)’ ‘아이 원트 아웃(I Want Out)’ ‘포레버 앤 원(Forever & One)’ 등도 전주만 듣고서는 원곡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새롭게 편곡됐다. 70인조 프라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그레고리안 합창단이 참여한 ‘더 키퍼스 트릴로지(The Keeper’s Trilogy)’ 등은 17분짜리 감동의 서사시다.

한상철 음악평론가는 “기존 앨범보다는 훨씬 수월한 선율을 담고 있는 이 앨범은 다양한 색깔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헬로윈의 도전정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