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통신] 남자 아이스하키, 加·美 결승서 재회… 90년 라이벌 대결
입력 2010-02-28 21:23
밴쿠버가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1주일 전 조별리그 예선 경기에서 맞붙었던 ‘90년 라이벌’ 캐나다와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맞대결이 또 열리기 때문이다.
○…캐나다와 미국은 1일 오전 5시15분(이하 한국시간) 밴쿠버 하키 플레이스에서 열리는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1주일 전 조별 예선 경기에서 미국에 3대 5로 패한 캐나다는 설욕을 노리고 있고, 미국은 연승으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1만7799명을 수용하는 하키 플레이스는 이미 단풍 깃발로 물들었고 입장권 가격은 수백만원을 넘어서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번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는 “수십년 만에 최고 시청률이 나올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8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캐나다는 통산 여덟 번째 올림픽 금메달 도전이다. 캐나다는 1920∼1932년 올림픽을 4회 연속 제패했고 1948년과 1952년, 2002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미국은 1960년 스쿼밸리 올림픽에서 캐나다를 꺾고 첫 금메달을 따냈고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에서 다시 우승 축배를 들었다. 모두 미국에서 열린 대회였고 미국 영토 밖에서는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동계올림픽 폐막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밴쿠버시의 적자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주최국에 전달하는 4억2300만 달러의 지원금 외에도 2200만 달러 상당의 적자 보전금을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밴쿠버시는 대회 준비로 늘어난 빚이 1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는 1976년 개최했던 몬트리올 하계올림픽도 흥행에 대실패, 30년이 지난 최근에야 부채를 다 갚을 수 있었다.
밴쿠버는 평창에 눈물을 안기며 올림픽 개최권을 획득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잇따른 부실 사고와 마케팅 실패로 그토록 기다렸던 동계올림픽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말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의 약물 복용 의심 사례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26일까지 모두 1821건의 약물 검사가 진행된 가운데 양성 반응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음주 초까지 모든 도핑 테스트 결과가 나오게 되며 IOC는 추후 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될 때 소급해 다시 검사할 수 있도록 8년간 선수들의 샘플을 보관한다. 지금까지 도핑 테스트가 시행된 11차례 동계 올림픽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은 모두 13차례로 그 가운데 일곱 번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나왔다.
○…주최국 캐나다가 28일 금메달 13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로 종합 1위를 확정했다. 크로스컨트리 남자 50㎞ 단체출발과 캐나다-미국의 아이스하키 결승 두 종목이 남았지만 2위와의 금메달 차이가 3개로,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캐나다는 대회 종합 1위에 올랐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