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Made in USA’ 시대 활짝… 美 조지아공장 준공
입력 2010-02-28 18:54
기아자동차가 미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세우고 북미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아차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위치한 조지아 공장(KMMG) 준공식을 열었다. 261만2000㎡ 부지(79만평)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정 및 변속기 공장 등과 출하검사장 등을 갖춘 자족형 공장이다. 총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가 투입된 이 공장은 3년1개월간 공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기아차는 조지아 공장 준공으로 미국에서 연구 개발부터 생산과 판매, 애프터서비스에 이르는 일관시스템을 구축했다.
조지아 공장엔 용접로봇 242대가 작업하는 자동화 공정과 친환경적인 도장 공정, 부품 적기 공급으로 재고를 최소화하는 의장 공정 등 첨단 공정이 마련돼 있다. 또 직선로, 선회로, 14종의 특수모형로 등을 갖춘 총길이 3.1㎞의 주행시험로를 갖춰 주행시험을 통과해야 최종 출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아차는 조지아 공장을 북미 공략 전초기지로 삼을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쏘렌토R을 생산 중이며 올 하반기 레저용 차량(RV)을 추가해 연말까지 총 13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2012년 이후에는 최대 30만대를 생산, 미국 등 북미 공략을 가속화한다. 준공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디자인도 괜찮고 성능이나 협력업체 품질도 동급 경쟁차보다 좋다”며 “첫 출발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의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두 공장의 거리는 134㎞에 불과하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조지아 공장에서 변속기를 생산해 교차 공급하면 사업 안정성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 확립으로 원가경쟁력도 얻을 수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안정적 제품 공급을 통해 고객 요구와 시장 변동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면서 “관세 및 물류 등의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은 물론 중장기적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 공장에 대한 현지 반응은 뜨겁다. 특히 인구 4000명에 불과한 소도시 웨스트포인트는 대규모 고용효과가 있는 조지아 공장 준공으로 축제 분위기다.
주민 애니 데이비슨씨는 “사막과도 같은 곳에 기아차가 분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공장에는 조지아주 현지 인력 11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900명을 추가 채용된다. 연간 30만대 생산체제가 갖춰지면 최대 3300여명이 고용된다. 현대모비스 등 25개 협력업체 고용인원을 합치면 7500여명이 채용된다. 기아차는 지역 봉사단체 후원, 빈민층 집 지어주기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벌이고 있다.
조지아주는 감사의 표시로 공장 진입용 인터체인지(IC)를 새로 건설했다. 준공식 당일엔 공장 진입로인 기아 파크웨이 등 길 양편을 태극기와 성조기가 그려진 ‘기아(KIA)’ 깃발로 가득 채워 환영했다. 준공식에 참석한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는 “기아차의 안정적 사업 추진을 위해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스트포인트=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