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규모 8.8 강진 300여명 사망… 1900년 이후 5번째 큰 규모

입력 2010-03-01 00:12


칠레 연안에서 27일 새벽 3시34분(현지시간)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1900년대 이래 5번째로 큰 규모라고 CNN이 보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칠레 제2의 수도인 콘셉시온 동북쪽 115㎞ 지점에서 약 2분간 강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지진 발생 이틀째인 28일까지 아이티 지진 규모 7.0에 근접한 규모 6.9를 포함해 5.0 이상의 여진이 100여 차례 이어졌다.

칠레 재난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콘셉시온시 경찰은 붕괴된 건물 아래 100여명이 매몰돼 있어 구조작업이 진행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지진 이후 첫 공식 대국민 연설에서 15개 주(州) 가운데 6개 주를 재해 지역으로 선포했다.

인명 피해와 함께 경제적 피해 규모도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하고 있다. 파트리시아 포블레트 칠레 주택장관은 이번 지진으로 가옥 150만채가 파손됐고 이 가운데 50만채는 다시 주거지로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앙에서 325㎞ 떨어진 수도 산티아고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고, 고가도로 일부가 무너져 교통이 마비됐다. 산티아고 국제공항은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됐다. 칠레 주요 항구들에도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코델코의 광산 2곳을 포함한 구리광산 4곳이 지진 여파로 가동이 중단됐다.

지진 발생 직후 국제사회는 칠레 지원을 약속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칠레 정부와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도 긴급 구호에 동참할 뜻을 전했다.

한편 정부는 칠레 강진과 관련해 교민의 안전을 확인하고 긴급 구호 및 지원 방안을 점검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8일 “칠레 공관 소속 영사가 콘셉시온 현지에 도착해 우리 국민 모두가 무사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외교부, 보건복지가족부, 소방방재청,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최근 아이티 지원 사례를 참고해 최대한 신속히 지원키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 당선자에게 전문을 보내 “사망자와 그 가족, 칠레 국민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서윤경 안의근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