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8.8 지진 강타] 아이티 지진보다 800∼1000배 강력

입력 2010-02-28 21:28


칠레 지진의 위력은 과연 얼마나 될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규모 8.8의 칠레 지진은 원자폭탄 수천개가 폭발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와 맞먹는다고 27일 보도했다. 지진파는 시간당 3만2000㎞라는 엄청난 속도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번 칠레 지진이 지난달 발생한 아이티 지진보다 1000배나 강력하다고 전했다. 한국 기상청 지진감시과 관계자는 “규모가 1 증가할 때마다 지진이 갖는 에너지는 약 30배 커진다”며 “규모 7.0의 아이티 강진과 비교했을 때 규모 8.8의 칠레 강진이 약 800배 더 강한 위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지진 규모는 더 강력했지만 피해 상황은 거꾸로다. 예상되는 지진 피해자는 200만명으로 아이티 때의 300만명보다 적다. 특히 칠레 지진 사망자 수는 300명 이상으로 아이티의 최대 35만명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리아 연방대학 지진관측소의 세자르 파방 교수는 “칠레 지진이 아이티 지진보다 훨씬 강하지만 피해 상황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대규모 재난에 대한 준비가 잘돼 있어 복구도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칠레 지진은 2004년 인도양에서 대규모 쓰나미를 일으킨 지진과 비슷한 ‘메가스러스트(megathrust)’ 지진에 해당한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메가스러스트 지진은 지각판들이 마찰하며 가라앉는 섭입대(攝入帶·대륙 인근의 해구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이번 지진도 나스카판(남아메리카 해양판)이 남미판(대륙판)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