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 봅슬레이 대표 ‘작은 기적’
입력 2010-02-28 18:02
‘가능성을 봤다.’
‘한국판 쿨러닝’으로 불리는 봅슬레이 대표팀이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최종 결선 레이스까지 진출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4인승 경기에서 3차 시기까지 19위를 기록, 20위까지 진출하는 결선 레이스에 합류했다.
한국보다 썰매 역사가 60년이나 긴 ‘아시아의 라이벌’ 일본은 3차 시기에서 21위로 밀려나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한국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4차 레이스까지 펼치며 모든 경기를 완주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빙상에서는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지만 설상 종목에서는 모두 하위권으로 처진 가운데 봅슬레이의 19위는 휘슬러 지역에서 올린 최고의 성적이자 하나의 업적이었다.
다른 설상 종목과 마찬가지로 봅슬레이 역시 국내 여건은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혼자 썰매 종목을 개척해 온 강광배(37·강원도청)를 제외하고 김정수(29·강원도청)는 역도선수 출신이고 이진희(26·강릉대)는 3년 전까지 창던지기 선수였다. 또 팀의 막내인 김동현(23·연세대)은 지난해 대표선수 후보 선발전에서 뽑힌 일반인 출신으로 봅슬레이 경력이 만 1년에 불과하다.
이런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팀만 20개를 넘는 일본을 꺾고 결선 레이스까지 오른 것은 기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코치를 겸하고 있는 강광배는 “이번 대회에서 첫 번째 목표는 일본을 이기는 것이었고 두 번째 목표는 20위 이내에 들어 결선 레이스에 진출하는 것이었는데 두 가지 다 이루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