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미션-‘물’] 수질 오염 베트남에 물 항아리 보급

입력 2010-02-28 17:52


베트남은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 중 하나다. 폐수와 염분으로 오염된 물이 많아 수인성 전염병과 식수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당하고 있다. 특히 빈롱성 지역은 정수 시설이 없는 데다 우물을 만들기 위해 350m나 깊이 파들어가도 물이 나오지 않는 지역이다.

설사 물이 나온다 하더라도 염분 농도가 짙어 마실 수 없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하천에 흐르는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하며 시내를 제외한 시골 지역은 빗물을 받아 마시는 형편이다.

월 소득 14달러(약 1만6000원) 이하인 영세한 농가 주민들은 베트남인과 크메르족 어린 아이들, 그리고 부녀자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부인병과 전염병 등을 앓으며 하루하루 물로 인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이들의 목마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기독 NGO 굿피플(회장 양오현)이 생각한 묘안은 물 항아리(사진)였다. 정수된 물을 항아리에 보관해 이를 식수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굿피플은 4인 가족이 마실 물을 6개월간 저장할 수 있는 크기의 물 항아리를 제작, 보급했다. 성인 키만 한 항아리에는 1300ℓ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주민들은 이를 마시고 고질병이었던 부인병과 수인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 물이 주는 치유를 경험한 것이다.

물 항아리 설치는 주변 환경 개선 효과로도 이어졌다. 항아리를 설치하기 위해 주택도 일부 개량하면서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쓰러져가는 초가집은 콘크리트와 함석 등의 개량주택으로 변했고 거센 비바람에도 끄덕 없었다.

양오현 회장은 “사람 몸의 70%가 물로 구성된 것처럼 물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깨끗한 식수는 베트남인에게 생명의 물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굿피플과 베트남과의 인연은 10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1999년 베트남 중부 빈투안성을 강타한 태풍 피해 구호 활동에 참여하면서 희망유치원과 컴퓨터 센터를 세웠고 물 항아리도 기증했다. 그동안 지속적인 지원을 해오다 2007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자원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하기에 이른다. 2007년 2000개의 물 항아리를 전달했고 2008년에도 300개를 전달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