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실명 3대 주범 녹내장 위험에 눈을 떠라”
입력 2010-02-28 17:49
한국녹내장학회(회장 문정일·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안과 교수)가 세계 녹내장의 날(7일)을 맞아 녹내장 주의보를 1일 발령했다. 이 학회는 7일부터 13일까지 ‘녹내장에 눈을 뜨세요’란 표어를 내걸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녹내장의 위험성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녹내장은 눈이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을 손상시키는 눈병이다. 당뇨병성망막증, 황반변성증과 함께 성인 실명의 3대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4500만여 명이 녹내장 때문에 시력을 잃었다. 이는 전체 실명 인구의 약 12%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녹내장은 대개 4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서 발병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 주된 원인은 안구 내 압력(안압) 상승이다. 시신경은 이 고안압에 의해 손상된다. 녹내장이 생기면 시야가 점차 좁아지며 시력도 떨어지게 된다. 급성 녹내장은 심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쉽게 발견된다. 그러나 만성 녹내장은 이와 달리 서서히 진행돼 말기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 눈치 채기가 쉽지 않다.
녹내장학회 문정일 회장은 “우리나라 사람은 특히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녹내장으로 일단 손상되기 시작한 시신경은 어떤 경우에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녹내장은 무엇보다 정기 안과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노력과 치료가 중요하다.
문 회장은 “근시가 심하거나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혈관 질환 등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40대 이후엔 누구나 안압 외에 시야 검사, 시신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