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미션-‘물’] 왜 인간을 물로 심판하고 세례했을까

입력 2010-02-28 17:53

‘하나님과 물’ 궁금증 세가지

물의 역사는 천지창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창세기 1장 2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수면을 거닐었다고 말씀한다. 풍성함과 생명의 이미지를 지녔던 창조의 물은 인간의 타락 이후 심판과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로서 의미가 추가된다. 신약시대에 와서 영원한 목마름을 채우는, 예수님이라는 솟아나는 생수(Living Water)가 등장한다.

◇하나님은 왜 물로 인간을 심판하셨을까=물은 구약에서 생명을 주기도 했지만 심판의 도구로도 사용됐다. 대표적인 예는 노아의 홍수사건이다(창 7장). 여호와의 말씀을 대적했던 바로는 강물이 피로 변하는 것을 목도했다(출 7:20∼21).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을 할 때는 물은 구원의 의미였지만 하나님을 대적한 바로와 그의 군대에는 심판의 상징이었다(출 14장). 시편 기자와 이사야 선지자도 물을 심판으로 언급했다(시 106:11, 사 54:9). 아모스 선지자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바닷물로 심판하실 여호와를 찾으라고 말했다(암 5:8).

이처럼 물이 심판의 도구로 쓰인 것은 물에 대한 통치권을 지닌 분이 창조자인 하나님이라는 것과 그분이 구원하신다는 것을 말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여호수아는 하나님이 요단 물을 통제하시는 분(수 4:23)으로 보았고, 욥은 하나님이 물을 그치게 하시고 마르게 하시는 분(욥 12:15)으로 묘사했다.

◇예수님은 자신을 왜 생수로 묘사했을까=생수는 구약에서 성령의 선물(사 44:3)로, 지혜의 근원(잠 13:14)으로 자주 사용됐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스라엘을 향해 구원의 은혜를 누리기 위해 생수를 마시라고 권했다(사 12:3). 에스겔은 성전에서 흐르는 생수가 닿는 곳마다 만물이 소생되는 생수의 강 환상을 통해 구원의 축복을 예언했다(겔 47:1∼12). 특히 이스라엘은 물이 아주 귀한 나라였기 때문에 물은 생명과 비견되는 것이었다.

이런 배경에서 예수님이 주시고자 했던 생수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성령을 상징한다(요 4:10). 예수님은 생수의 제공자인 동시에 생수 본질이기도 하다. 따라서 예수님은 목마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생수인 자신에게 오라고 말씀하셨다(요 7:37∼38).

◇물로 세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세례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물로 씻는 예식을 말한다. 세례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롬 6:3∼5)하는 것이며, 그리스도로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연합함(갈 3:27)을 의미한다. 세례를 행할 때는 물로 씻는데, 여기서 씻음은 ‘죄 용서’를 나타낸다(엡 5:26). 세례 예식에서 수세자가 몸을 물에 완전히 담그는 것은 예수님처럼 장사(葬事)되는 것을 상징한다. 즉 죄에 대한 죽음을 말한다. 베드로가 유대인들에게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면 죄 용서를 받고 성령을 선물로 받는다고 강력하게 선포(행 2:38)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