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소리 예능전수자 안봉자 집사의 신앙 이야기
입력 2010-02-28 15:05
[미션라이프] “너무 늦게 예수님을 영접한 것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죽기 전에 국악찬양 앨범을 내고 싶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붙들어 주신 주님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국악인 안봉자(66·부산 포도원교회) 집사는 28일 한평생을 회고하며 깊은 감회에 젖었다. 60여년 주님을 모르고 살다 혹독한 시련 끝에 최근 국악찬양 앨범을 내면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애써 참았던 눈물이 번졌다. 하지만 국악찬양 이야기를 꺼내자 이내 힘이 넘쳤다.
“할렐루야 찬양하세/하나님 큰 사랑/할렐루야 찬양하세/얼씨구 좋다 상사디야 ♪♬”
포도같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국악찬양 한 소절을 멋들어지게 뽑는 안 집사는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3호 서도선소리산타령 예능전수자다.
안 집사는 자기가 예수를 믿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열심히 절에 다녔고 18대 종가집으로 시집와 매년 13번이나 제사를 지냈기 때문이다. 반야심경을 달달 외우는 불교 신자로 병이 나면 굿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환갑을 넘으면서 변화되기 시작했다. 부산에서 대형 갈빗집을 하며 국악인으로 살아오던 그는 수억대 사기를 당한 후 큰 나락에 빠졌던 것. 벌어놓은 돈을 다 날렸고 화가 치밀어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국악인으로서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는 시련까지 겹쳤다. 우울증 약을 먹길 2년8개월. 결국 주위 전도사님에게 기도를 받았고 3주 만에 닭똥 같은 회개의 눈물을 흘렸다. 성령님이 임하신 것이다.
“갑자기 목사님 설교가 듣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부흥회를 찾아다녔죠. 아픈 데를 낫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말입니다. 그랬더니 정말로 마음이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면서 기적처럼 고쳐주셨어요. 난생 처음 느끼는 안식이었습니다.”
안 집사는 예수를 영접한 뒤 가장 먼저 자신에게 사기를 친 사람에게 낸 소송을 취하했다. 미운 사람을 용서하니 마음이 평안해지고 새 도전이 일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이 체험한 하나님을 주위 사람들에게 고백했다. 어떻게 이렇게 독실한 불교 신자가 짧은 시간에 변화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많은 동료와 가족들이 그로 인해 변화됐고 교회에 다니게 됐다. 그의 신앙은 국악찬양 집회를 다니면서 더욱 성숙해졌다. 안 집사는 할렐루야상사디야 등 10곡이 담긴 국악찬양 앨범을 전도용으로 나눠주고 있다.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전통예술원 효국악과를 졸업한 그는 인간문화재인 이문주(54) 목사에게 서도소리를 전수받았다. 각종 국악찬양상을 휩쓸며 현재 국악찬양 이문주예술단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이제 ‘국악찬양 선교사’다. 오직 국악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만 생각한다.
“한 손에는 국악찬양, 다른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복음을 전하는 게 제 사명입니다.” 안 집사의 목소리에 힘이 솟는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