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점프의 교과서’… 가산점 12.00점 얻어
입력 2010-02-26 18:56
김연아 경기 분석
승부는 역시 점프에서 판가름 났다. 김연아는 점프에서 기본점수 외에 무더기 가산점을 획득하며 아사다 마오가 한 수 아래임을 입증했다. 점프는 프리스케이팅 12개 과제(점프 7개, 스핀 3개, 스텝 1개, 스파이럴 시퀀스 1개)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요소다. 경기 전 전문가들은 양 선수의 대결구도를 전망하면서 초반 점프 성공 여부가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선수 모두 경기 초반 3차례의 점프를 배치했다.
평소 완벽한 점프를 구사해 ‘점프의 교과서’로 불리던 김연아는 첫 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최대 가산점 2.00을 받아냈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에서 1.80의 가산점을 받은 김연아는 3번째 점프 과제인 더블 악셀에 이은 더블 토루프-더블 루프에서 1.40점의 가산점을 받아 여제 등극을 일찌감치 예감했다. 초반 3차례의 점프에서 받은 가산점만 5.20점.
반면 아사다는 자신이 그토록 공을 들여왔던 트리플 악셀을 무난히 성공했으나 가산점 0.80점을 받는 데 그치고 이은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와 트리플 플립-더블 루프에서는 각각 0.20점과 0.60점의 가산점을 받는 데 머물렀다. 총 1.60점.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이것으로 사실상 아사다와의 승부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김연아는 10%의 가산점이 주어지는 경기 막판 2차례의 점프에서도 아사다를 압도했다. 전체 6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에서 김연아는 가산점 2.00점을 받았고 마지막 7번째 점프인 더블 악셀에서도 1.40점을 더 받았다. 반면 힘이 떨어진 아사다는 5번째 트리플 플립-더블 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첫 점프가 다운그레이드되면서 0.48점 감점됐고 연이은 트리플 토루프마저 싱글로 처리돼 기본점수조차 챙기지 못했다.
결국 김연아는 7차례 점프에서 무려 12.00점의 가산점을 받은 반면 아사다는 3.20점을 받고 5, 6번째 점프에서는 실수를 범해 0.48점의 감점을 받았다.
전 세계 챔피언 미셸 콴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로 이어지는 김연아의 연기에 대해 “올림픽 무대에서 트리플-트리플을 시도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김연아는 스핀 연기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플라이 콤비네이션 스핀과 플라잉 싯 스핀 그리고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아사다와 함께 모두 레벨 4를 받았다.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가산점 2점을 받아냈지만 2.60점을 받은 아사다에 뒤졌다. 아사다는 스텝과 스파이럴 시퀀스 점수에서 김연아에 근소한 차(0.70점)로 앞섰으나 점프에서 뒤진 점수를 만회할 길이 없었다.
김연아는 12개 과제에서 모두 17.40점의 가산점을 받은 반면 아사다는 8.82점에 그쳐 이 점수가 결국 승부를 갈랐다. 김연아는 예술 점수에서도 5가지 구성요소(안무, 연결, 곡 해석, 연기, 스케이팅 기술) 모두 아사다를 앞섰다. 특히 곡 해석, 연기, 스케이팅 기술에서 유일하게 9점대의 구성점수를 받아내 피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