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CF업체들 “대박 쭈욱∼”
입력 2010-02-26 22:36
모태범·이상화도 섭외 물밑작업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금메달이 26일 확정되자 기업들의 ‘연아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을 ‘샛별’ 모델로 영입하기 위한 기업들의 물밑 작업도 시작됐다. 스포츠 스타들의 인기를 자사 상품 매출확대와 연결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달 중순부터 ‘김연아 광고’를 내보내 재미를 본 홈플러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를 ‘연아 데이’로 정하고 ‘미세스’를 비롯한 16개 여성 영캐주얼 의류 브랜드를 10% 할인 판매한다. 27~28일 문구류를 1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겐 김연아 브로마이드를 주기로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김연아의 1등 이미지가 대형마트 1위를 바짝 쫓고 있는 홈플러스 이미지와 연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나이키 매장은 28일까지 ‘김연아 금메달 축하 세일’을 진행한다. 김연아가 경기장 이동 시 착용하는 트레닝복 세트와 운동화 등 김연아 관련 상품을 20% 할인 판매한다.
LG생활건강은 다음달 2~12일 뷰티플렉스 990개점에서 ‘연아 립스틱’ 1개를 사면 1개를 더 주는 ‘1+1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부터 라끄베르 신제품에 김연아 이름을 붙이는 네이밍 마케팅에 집중해왔다. 김연아가 립스틱 색을 직접 고른 ‘연아 핑크’ ‘연아 피치’ 립스틱은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약 20만개가 팔렸다. 김연아는 밴쿠버에서 LG생활건강이 개발한 ‘연아 아이라이너’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일음료전문점 ‘스무디킹’은 다음달 2~7일 전국 70여개점에서 ‘김연아가 쏜다’라는 이름의 1+1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김연아의 금메달은 에어컨 시장 판도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하우젠’이 김연아 효과에 힘입어 전통의 에어컨 강자인 LG전자 ‘휘센’을 누르고 업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휴대전화에서 김연아 네이밍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풀터치폰 ‘연아의 햅틱’은 130만대 이상 팔려 지난해 국내 최고 베스트셀러 휴대전화로 기록됐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밴쿠버 현지로 김연아 팬 10명을 초청해 ‘연아와의 디너 파티’ 이벤트를 연다. 이와 별도로 다음달 14일까지 스마트폰 옴니아 시리즈와 연아의 햅틱 구매고객 중 200명을 추첨해 김연아 팬 미팅에 초대하기로 했다. 에어컨 특별판매 행사도 연다. 다음달 15일까지 ‘김연아 클래식’을 특가에 한정 판매하고 ‘김연아 스페셜’ 구매고객 2010명에겐 사은품을 주기로 했다.
김연아를 후원해온 현대차와 대한항공은 후원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피겨퀸 연아사랑적금’에 가입한 10만명은 0.5%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게 됐다. 지난해 5월 출시돼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 예금은 김연아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1년제 기준 연 3.2%인 기본이율에 0.5% 포인트 우대이율을 제공하고, 은행이 만기이자 지급액의 1%에 해당하는 기금을 조성해 희귀 난치병 어린이를 후원하는 상품이다.
광고업계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업체들은 “모델 계약은 대외비여서 금메달리스트들이 광고주와 계약을 맺기 전까진 전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광고업체 임원은 “스피드 스케이팅이 장기간 비인기종목이었기 때문에 모델 효과가 여름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면서도 “김연아는 국가대표급 모델로 올라섰기 때문에 상당기간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석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