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세종시 당론’ 표결 유예… 끝장토론 ‘중진협의체’ 하나 만들고 끝
입력 2010-02-26 18:57
세종시 수정 문제를 놓고 닷새간 강도 높은 토론과 공방이 벌어졌던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중진협의체 구성 추진’이라는 미완의 결과물만 남기고 26일 마무리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무리하며 “정몽준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과 논의한 끝에 당론변경을 위한 표결을 유예하고, 중진협의체를 구성해 해법을 찾기로 했다”면서 “구성 방법과 내용은 당 지도부에 위임해 달라”고 밝혔다. 참석 의원들은 박수로 추인했다. 지도부는 친이계와 친박계는 물론 중도성향 중진까지 포함해 6∼10명으로 중진협의체를 구성, 세종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과 향후 절차 등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중진협의체 구성은 의총을 통해 격화된 친이-친박계 간 대립을 완화하기 위한 냉각기를 갖고, 절충점을 찾아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부터 진행된 세종시 의총은 초반부터 ‘당론변경을 위한 표결’을 주장한 친이계 강경파와 ‘수정안 폐지와 원안 고수’를 강조한 친박계가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토론이 계속되면서 친이계 온건파와 중립성향 의원들의 절충안 마련 주장에 힘이 실렸다. 그래서 나온 게 중진협의체 구성안인 셈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무작정 표결을 강행 할 경우 승자와 패자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며 “의총에서도 중진의원의 역할을 강조한 의견이 많았던 만큼, 당분간 당 중진과 원로를 중심으로 어떻게든 절충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중진협의체 구성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세종시 백지화에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중진협의체 구성은 우리와 무관한 일로 여기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표도 25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할 얘기는 다 했다”며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 계파 갈등은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다음달 둘째 주를 기점으로 다시 격화될 전망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