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에 김재철씨 선임… 노조, 출근 저지 돌입
입력 2010-02-26 22:25
MBC 신임 사장에 김재철(57) 청주MBC 사장이 선임됐다. 김 사장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BC 주주총회에서 MBC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다음달 3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임기는 엄기영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 주주총회까지다. 앞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을 신임 MBC 사장으로 내정했다. 방문진 대변인 차기환 이사는 “사장 후보 3명에 대한 1차 투표에서 재적(9명)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2차로 투표한 결과, 김 사장은 5표, 구영회 MBC 미술센터 사장은 1표를 받아 김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야당 측 방문진 이사 3명은 MBC 사장 내정자를 뽑는 투표에서 기권했다.
김 사장은 1979년 공채 14기로 MBC에 입사한 이후 사회부와 정치부 등에서 잔뼈가 굵은 기자 출신으로, 도쿄특파원과 보도제작국장, 울산MBC 사장을 역임한 뒤 2008년부터 청주MBC 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김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MBC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지역MBC 광고 매출이 많이 떨어지고 인력 감축이 심한데, 두 군데씩 합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지역MBC 광역화를 언급했다. 노조 등 내부 구성원의 반발에 대해서는 “파업이 계속된다면 고민이 될 것이다. 후배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에 대해 “기자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 친해졌다. 이 대통령뿐만 아니라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도 친하다”며 친여 성향이라는 지적을 일축했다.
한편 MBC 노조는 김재철 MBC 신임 사장을 ‘낙하산 사장’으로 규정하고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을 내정한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의 퇴진과 방문진 이사진의 재구성을 요구했다.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김 사장에 대해 “평가는 무의미하다”며 “정치권의 각본대로 된 사장은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총파업 시기에 대해서는 “전략적 상황 변화와 정황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 노조는 지난 18일 총파업 투표에서 찬성률 75.9%로 파업안을 가결시킨 바 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