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연아, 전설이 되다… 피겨 여자싱글 총 228.56점 획득 ‘역대 최고’

입력 2010-02-26 22:20


세계선수권 등 4개 대회 석권 첫 그랜드슬램

울지 않으려 했다. 금메달 연기를 끝내고도, 시상대 맨 꼭대기에서 애국가가 들려도 울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눈물이 터져 나왔다. 마지막 금메달 연기 동작을 끝내고 한 번 울었다. 애국가 ‘대한사람 대한으로~’ 대목이 흘러나오자 또 눈물이 쏟아졌다. 김연아의 눈물에 한국 관중들도 마음속으로 모두 울었다.

김연아(20·고려대)가 세계 신기록으로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벌어진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78.50점) 합계 228.56점으로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 이날 프리스케이팅 그리고 총점 모두 역대 최고점이었다.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점수(150.06점)는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본인의 최고점이자 역대 최고점(133.95점)을 무려 16.11점이나 뛰어넘는 기록이다. 총점(228.56점) 역시 김연아가 같은 대회에서 세운 본인의 최고점이자 기존 역대 최고점(210.03점)을 18.53점 초과했다. 피겨 여자 싱글에서 총점 220점을 넘긴 선수는 김연아가 처음이다.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아사다 마오(총점 205.50)와 김연아의 점수차는 23.06점이었다.

김연아는 본인이 바라던 연기를 그대로 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7개를 포함해 총 12개의 연기 과제를 깔끔하게 소화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하면서 ‘아, 올림픽 무대에서 이렇게 연기했으면’하고 희망했던 바를 이뤘다. 김연아는 100년이 넘는 한국 피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2009년), 그랑프리 파이널 3차례 금메달(2006·2007·2009년), 4대륙 선수권대회 금메달(2009년)에 이어 가장 큰 대회인 동계올림픽 금메달까지 모두 석권하면서 여자 싱글 선수로는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김 선수의 승리를 향한 열정과 투지는 국민 모두에게 큰 감동과 기쁨을 안겨주었다”고 치하했다.

퍼시픽 콜리시움(밴쿠버)=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