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엔 가져가라”… 징용자 日후생성 항의방문
입력 2010-02-26 18:28
일본에서 후생연금에 가입했다가 탈퇴수당으로 99엔을 받은 양금덕(82)씨와 김중곤(88)씨는 지난 22일 일본으로 갔고, 24일 오후 담당 부처인 후생노동성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양씨는 호소카와 리쓰오(細川律夫) 차관 앞에 놓인 탁자 위에 10엔짜리 동전 9개와 5엔짜리 1개, 1엔짜리 4개를 꺼내 늘어놓았다. 양씨는 “징용으로 2년간 일했지만 임금도 받지 못했고 그 후 65년이 지났는데 받은 돈이 고작 이것뿐”이라며 “만약 당신의 가족들이 같은 경우를 당했다면 어떨 것 같으냐”고 따졌다.
호소카와 차관은 “개인적으로는 정말 실례되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청하시는 내용을 장관에게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씨와 양씨는 국회에서 곤노 아즈마(今野東) 민주당 부간사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99엔을 꺼내놓았다. 곤노 부간사장은 “성의 있는 대응을 하도록 후생성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후생성 산하 사회보험청은 일제시대 근로정신대로 징용돼 미쓰비시중공업 등에서 강제 노역한 양 할머니 등 7명에게 지난해 12월 연금탈퇴수당으로 99엔을 지급했지만 당사자들은 수령을 거부하며 반발하고 있다.
사단법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26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로 했다”며 “아우슈비츠 유대인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한 국제 인권변호사 마이클 최씨와 로버트 스위프트씨를 지난해 10월 중순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강창욱 기자,연합뉴스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