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건보 끝장토론 끝내 평행선… 7시간 공방, 입장차만 확인
입력 2010-02-26 18:16
7시간 가까운 ‘끝장토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공화당 지도부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블레어 하우스에서 열린 건강보험 관련 마라톤 토론회에서 양측은 기존 주장에서 서로 물러서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회자 겸 토론자로 토론을 이끌었으며, 사실상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 간 직접적인 공방으로 이어졌다.
토론은 CNN MSNBC 등 케이블 뉴스로 전국에 생중계될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 모두발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가 TV 카메라 앞에서 연기나 하는 정치극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들은 양측이 기존 입장을 더 강하게 주장하는 정치 공세가 펼쳐졌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기조발언자 라마르 알렉산더 의원을 포함해 공화당 의원들은 “상·하원을 통과한 건보개혁안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다시 지루한 논쟁을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초 자신이 내놓은 절충안이 “공화당 의견을 많이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질적인 공방도 있었다.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의원이 먼저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 정치방식을 바꾸자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국민 대다수가 건보개혁을 반대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선거운동을 하는 게 아니다. 선거는 끝났다”고 반격했다. 날선 공방 과정에서 매케인 의원은 자신의 말을 끊으려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발 좀 말을 끝내게 해 달라”고 신경질적으로 말했고, 오바마 대통령 역시 신경질적으로 토론 자료를 넘기는 장면이 방영되기도 했다.
토론이 끝난 뒤 공화당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건보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실망스러운 토론회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수주일 동안 절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의회에서 처리 절차가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해 과반수(51석)만 필요한 조정방식 등의 강행 처리를 시사했다. 언론들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양측이 토론회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더욱 강한 주장을 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