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연아가 있어 국민은 행복하다
입력 2010-02-26 17:40
김연아 선수가 왜 ‘피겨 여왕’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점프, 회전, 표현력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데 없이 모든 게 완벽했다. 예술과 기술의 환상적인 조화에 국민은 환호했고, 세계는 열광했다. 김연아의 눈물에 국민들도 따라 울었다. 환희의 눈물이다.
김연아가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만 새로 쓴 게 아니다. 그에 의해 세계 피겨 역사도 바뀌었다. 김연아가 밴쿠버 올림픽 피켜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받은 프리스케이팅(150.06점), 쇼트프로그램(78.50점), 합계(228.56점) 점수는 모두 역대 세계 최고기록이다. 자신의 한계를 또 한번 넘어선 것이다. 현격한 점수 차이로 2위에 머문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는 차원이 달랐다. 세계 언론들은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가장 위대한 연기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국민들은 김연아의 우승을 당연하게 여겼다.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렸을 텐데 침착하고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한 김연아의 선전에 박수를 보낸다. 김연아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2009 ISU 4대륙선수권대회 챔피언, ISU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에 이어 올림픽 챔피언 타이틀을 더했다. 함께 출전한 곽민정 선수도 자신의 최고 연기를 펼쳤다. 대한민국의 딸이라는 사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도 높였다. 김도균 경희대 교수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김연아 우승은 2280억원의 경제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100대 기업이 브랜드 인지도를 1% 올리는 데 100억원이 든다고 한다. 이 공식을 적용하면 김연아가 기여한 대한민국 브랜드 상승 효과는 수십조원대에 달한다는 것이다. 쏘나타 100여만대,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200여척을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다.
김연아는 경기 후 “나 스스로 잘 헤쳐나갔고 무엇보다 연습과 훈련이 완벽하게 잘 이뤄져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질적인 고관절 부상을 딛고 피겨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피겨 여제로 우뚝 선 김연아는 불가능은 없다는 자신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