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교회로 부임하는 이정훈 사관… 결코 변하지 않은 건 영혼구제라는 목회 원칙

입력 2010-02-26 17:30


지난 23일 인천 율목동 구세군인천교회를 찾았을 때 이정훈(55) 사관(목사)은 이삿짐을 싸느라 분주했다. 이틀 후면 그는 7년간 사역했던 이 교회를 떠나 충남 예산교회로 부임한다. 목회를 시작한 지 28년 됐지만 사역지는 벌써 8번을 옮기는 셈이다. ‘순회 목회’라는 구세군의 사역원리를 따른 것이다.

“장기적인 목회계획을 세울 수 없어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래도 교인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목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 좋은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soup)을 주고, 거리의 사람들을 씻어주고(soap), 그리고 그들을 구원(salvation)한다는 구세군의 3S 정신. 이 사관은 3S 정신의 목회에 철저하다.

인천교회에 부임했을 때 노인들이 많은 지역특성을 고려했다. 박선예 사모가 발마사지를 배워 어르신들을 찾아다녔다. 처음엔 한두 명 나오던 수요모임이 이젠 100여명이 몰려 번호표까지 나눠줘야 할 만큼 성장했다. 발마사지 외에도 지금은 전도, 침술, 중식 네 팀으로 나눠서 이들에게 매주 맞춤봉사를 펼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한 번도 교회에 나오라고 하지 않는 것도 독특하다. 그렇다고 이 사관이 전도에 무심한 것도 아니다. 그는 “구세군을 자선냄비와 봉사단체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궁극적 목적은 영혼구원에 있다”며 “내 목회의 최우선순위 역시 영혼구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한 불교인 가족이 이 교회에 등록한 일이 있다. 3년간 발마사지 팀으로 수요 노인봉사에 참여했던 한 여성이 세상을 떠난 남편을 교인들이 정성껏 장례를 치르는 모습을 보고 그 다음주에 자녀 둘과 함께 교회에 등록한 것이다.

봉사와 함께 세계선교 역시 이 사관이 강조하는 것이다. 20여년 전 충남 홍성에서 목회할 때 사도행전을 읽으며 선교의 비전을 갖게 됐다. 복음은 교회 담장을 넘어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흘러가야 하는 것임을 뜨거운 가슴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비전 덕분에 시골교회에서 목회하면서도 7개국이나 다녔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4년간 선교사로 있었고, 인천교회에서 사역하는 동안에도 20개 구역이 20개 나라를 정해 기도하고 선교하게 하는 등 철저히 선교 중심의 목회를 해왔다.

2006년엔 인천교회 8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16명의 필리핀 단기선교팀을 파송하기도 했다. 몽골 선교 후원과 말레이시아 개척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관은 “예산은 인천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지역 섬김과 세계 선교 사역을 변함없이 이어갈 것”이라며 “이것이 구세군 정신”이라고 했다.

인천=김성원 기자